스팸·진라면, 설 연휴 간편식 만드는 근로자들 워라밸은?

2019-02-05 15:33
CJ제일제당·오뚜기·현대그린푸드 "빨간 날에도 주52시간 지켜야죠"

충북 진천공장에서 스팸 명절 선물세트가 제작되고 있다.[사진=CJ제일제당 제공]



설과 추석은 우리 민족 최대 명절이자, 식품업계 ‘대목’으로 통합니다. 식품의 경우 화장품이나 의류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객단가가 낮은 편이지만, 명절을 앞둔 성수기에는 단품이 아닌 세트로 단기간에 많은 양을 팔아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명절 선물세트를 만드는 근로자들은 과연 언제 쉴까요? 특히 올해 설 연휴는 주말을 포함해 장장 5일간의 휴일이 주어졌습니다.

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연휴 기간에도 ‘주 52시간’ 근무체계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방침입니다. ‘빨간 날’에는 제조 현장에 있는 근로자들도 공장 일을 멈추고 쉰다는 것이죠.

따라서 명절 선물세트 제작은 최소 연휴 시작 한달 전에 마무리합니다. 명절 선물세트의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주요 거래처에서 사전예약 판매를 실시하는 시점에 물량을 맞추고, 혹시 모를 추가 주문에도 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뚜기는 경기도 안양과 충북 음성 등에 공장이 있는데요, 이곳을 통해 올해 설날 선물세트 92종을 선보였습니다. 라면과 간편식 등이 주력인 만큼 다른 회사에 비해 선물세트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역시 설 연휴 2개월 전 사전제작을 마쳤습니다.

다만 연휴 기간이 임박했을 때는 제조현장보다 영업직원들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고 합니다. 마지막까지 상품 주문과 수량에 맞게 들어갔는지 확인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는 올해 처음 명절 선물세트 전쟁에 참전했습니다. 현대그린푸드는 지난해 12월 한 달간 용인 본사에 위치한 연화식 시범 생산시설을 통해 총 1300여 개의 연화식 선물 세트를 준비했습니다. 이곳에는 약 200여명의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현대그린푸드 연화식 선물세트는 지난 4일까지 현대백화점 15개 점포 식품관과 온라인몰(더현대닷컴·현대H몰)에서 판매했습니다. 출시 직후 ‘그리팅 소프트(great!ng soft)’ 8종 가운데 3종은 조기 품절되는 등 판매 호조를 보였습니다. ‘연화식 한우 사태찜 세트’ 200여 개와 ‘연화식 LA갈비 세트’ 100여 개는 추가 생산하고, 한우 갈비찜, 등갈비 등은 일반 판매용 제품을 명절 선물용으로 우선 공급하는 등 물량확보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생산시설 근로자들의 설 연휴 ‘워라밸(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 work and life balance)’에는 전혀 지장 없도록 일정을 관리했다고 현대그린푸드는 설명했습니다.

설 연휴 직전까지도 막바지 스퍼트를 올리는 곳은 단연코 CJ제일제당입니다. 캔햄 제품인 ‘스팸’이 해마다 가장 인기 있는 명절 선물로 손꼽히는 만큼 충북 진천 공장에 몰리는 주문 물량도 상당합니다.

CJ제일제당은 설 연휴 2주전까지도 스팸 제품을 제조한 후 선물세트 상자 안에 끼워 넣는 작업을 계속했습니다. 다른 식품회사들이 1~2개월 전 선물세트 작업을 마무리 하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주문량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은 올해 설을 맞아 스팸을 앞세운 3~4만원 대 복합형 선물 세트를 대폭 확대했습니다. 지난 해 설 시즌에 비해 스팸 매출이 15%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해 추석의 경우 선물세트로 역대 최대물량인 260여종 950만 세트 준비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오뚜기 선물세트 92종의 3배 가량입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무인설비를 일반화 해 연휴기간에는 관리를 위한 최소한의 인원만 남겨도 업무에 지장이 없다”며 “당직 체제로 주 52시간을 넘기지 않는 선에서 교대 근무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