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바트 강세 눈에 띄네"..올해에만 4% 넘게 올라

2019-01-31 21:25
FDI 급증ㆍ경상수지 흑자, 바트 강세 뒷받침
3월 총선과 중국 급격한 경제 둔화는 변수

[사진=EPA·연합뉴스]


태국 바트화가 최근 두드러진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바트화는 올해 들어서만 달러 대비 4.2% 오르며 랠리를 펼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트화는 지난해 연준의 네 차례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 속에서도 가장 잘 버틴 신흥국 통화로 꼽힌다.

바트화 강세는 태국 경제에 대한 긍정론 속에서 외국인 투자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외국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서만 태국 주식을 2억5600만 달러(285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2016년 9월 이후 최대치다.

태국의 경상수지 흑자도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해 12월에는 경상수지 흑자가 50억 달러를 기록, 11월의 16억 달러에서 급증했다. 전문가 전망치인 35억 달러도 훌쩍 뛰어넘었다. 태국은 2014년 9월부터 매달 경상수지 흑자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2월 0.4%를 기록,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올해 경제는 4%대 견조한 성장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올해 금리인상에 인내심을 거듭 피력하면서 달러 상승 압력을 줄인 것은 신흥국 투심을 전반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태국 중앙은행은 아직까지 바트화 강세를 우려하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주 태국 중앙은행 부총재는 “바트화 강세는 태국 기업들의 설비 수입 비용을 낮춰 생산성 향상에 기여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바트화 강세가 단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티폴 무크사마타난 그룽타이뱅크의 수석 전략가는 블룸버그통신에 “유가 하락 속에서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하고 외국인직접투자(FDI)가 강력하기 때문에 바트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지난 2014년 군사투데타 이후 첫 총선이 올해 3월 24일 치러지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세계 2대 중국 경제가 급속히 둔화되고 있다는 점은 바트화 상승을 가로막을 변수로 꼽힌다. 

홍콩 소재 라보뱅크의 마이클 데브리 연구원은 블룸버그통신에 "중국 위안화가 하락하면 바트화도 동반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새로 출범할 정부가 지출을 확대하면서 경상수지 흑자가 감소할 공산이 크다"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 말 바트/달러가 33.7바트를 기록, 현재보다 바트화 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31일 아시아 시장에서 바트/달러는 31.25바트 부근에서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