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자동차 법인설립 '사회적 대타협 산물'

2019-01-31 15:32
국내 기업들 투자 유치, 법인 안정적 운영 과제로 남아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사진 왼쪽)과 이원희 현대자동차 대표이사가 31일 오후 시청 1층 시민홀에서 열린 '광주광역시-현대자동차 투자협약식'에 참석해 협약서에 디지털 서명을 마친 뒤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광주광역시 제공]

 

광주광역시와 현대차가 31일 광주시청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광주형 일자리 첫 모델로 완성차 합작법인 설립 투자협약을 체결해 전국적인 관심사가 됐다.

광주시와 현대차는 1, 2대 주주로 2021년 하반기 차량 양산을 목표로 지역사회와 공공기관, 산업계와 재무적 투자자들이 참여하는 자동차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협약에 따라 현대차는 1000cc 미만의 경차형 SUV 차종(가솔린)을 개발한다.

또 신설법인에 생산을 위탁하고 공장 건설·운영·생산·품질관리를 위한 기술 지원과 판매를 맡게 된다.
신설법인에 투자자의 일원으로 참여하고 신규 차종의 생산을 위탁판매, 신설법인 공장건설 및 생산 운영, 품질관리 등을 위한 기술을 지원한다.

광주시는 신설법인에게 관련 법령과 조례 범위 내에서 보조금과 세제감면 혜택을 준다.

* 신설법인 근로자 임금 처우

전체 근로자 평균 초임연봉은 주 44시간 기준 3500만원이다. 기본급 비중을 높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선진임금체계는 외부 전문가 연계 연구용역 후 도입하기로 했다.

임금인상은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노사민정 협의회가 객관적 합리적 기준을 제시하고 신설법인은 이에 따라 임금인상률을 결정하기로 했다. 노사민정 대타협을 전제로 적정임금을 실현하는 모델인 셈이다.

또 광주시와 중앙정부가 근로자들의 주거와 교통 지원, 교육, 의료, 문화 등 공동복지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청년내일채움공제 등을 감안하면 근로자들의 실질 소득 수준과 삶의 질은 크게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 법인 운영

광주시와 현대차는 신설법인이 조속히 안정되고 지속 가능하도록 상생협의회 운영 부속 결의를 통해 노사상생협의회 결정사항 유효기간을 누적생산 35만대 달성 때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가시적 경영성과 창출과 같은 중대한 사정변경이 있는 경우 유효기간이 시작되기 전이라도 노사민정협의회에서 협의를 통해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신생법인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광주시는 상생하는 노사관계를 위해 노력하고, 현대차는 기술을 제공하고 신설법인이 생산하는 차량이 잘 팔리도록 지원한다.

광주시는 친환경차 보급을 늘리기 위해 인프라를 구축하고 제도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 완성차 합작법인

법인은 광주시 (광주시 출자자), 현대자동차, 지역기업들이 주주로 참여하는 독립 신설법인이다.

투자규모는 약 7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자기자본은 2800억원이고 타인자본이 4200억원이다.
자기자본은 광주시가 21%(590억원), 현대차 19%(530억원)고 60%인 1680억원은 국내 기업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한다.

타인자본은 은행권에서 빌려와서 채운다.

이 부분이 불안 요인이자 앞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다.

완성차 생산공장은 전남 함평군 빛그린산단 19만평 부지에 짓는다. 
2021년 하반기부터 가동할 계획이고 생산은 현대차 위탁물량 생산방식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차종은 신규차종인 경형 SUV다.
생산규모는 연간 10만대를 생산하고 고용인원은 정규직 1000여명이다.


* 추진과정

광주시는 지난해 12월 상생협의회 결정사항의 유효기간과 관련해 마지막 쟁점 사항을 합의하지 못해 협약이 무산됐다. 이후 이용섭 시장이 직접 투자협상단장을 맡아 노동계와 현대자동차측을 진정성 있게 설득해 최종 합의를 이끌어냈다.

특히 광주시는 지역 노동계의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사회연대 일자리 특별보좌관(2급)과 노동협력관(4급)을 신설하고 노동 관련 조직과 인력을 대폭 강화했다.

정치권에서도 광주형 일자리 사업의 성공을 독려하고, 중앙 정부도 범정부적 차원의 적극적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 투자협약 체결 의미

광주형 일자리 첫 번째 모델인 완성차 합작법인 설립사업은 지방자치단체와 민간기업이 사회적 대타협을 기반으로 함께 법인을 설립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모델이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물다.
특히 지금까지 대립적이고 소모적인 노사관계에서 벗어나 지역의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인 노사민정협의회가 적극적 역할을 하게 돼 노사가 상생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모델을 구현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설법인은 1000여명을 직접 고용할 예정이다. 앞으로 부품 공장을 추가 유치할 경우 관련기업의 간접 고용효과까지 1만여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광주시는 이 모델이 자동차 산업에서 다른 산업으로 진행하고 광주에서 전국의 지자체로 확산된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한국경제의 체질을 바꾸고 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남은 일정

광주시는 올 상반기 신설법인이 출범할 수 있게 이른 시일 안에 지역 투자자 모집에 나설 예정이다.
투자자 유치를 올 상반기에 마무리 짓고 투자자 모집이 완료되는 시점에 현대차를 포함한 모든 주주들이 참여하는 투자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또 2021년 하반기 신규 차종의 양산을 목표로 필요한 부분을 따져가며 법인 설립, 부지매입, 공장착공, 준공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