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경기악화에…알리바바 실적도 '주춤'

2019-01-30 22:06
지난해 4분기 매출증가율 41%…3년래 최저
클라우드 사업 매출 84%↑…썩 나쁘지 않다는 평도

마윈 알리바바 회장.[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가 지난해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미·중 무역갈등과 중국 경기 둔화로 알리바바 매출 성장세에도 그늘이 드리운 모습이다.

알리바바 그룹이 30일(현지시각) 공개한 회계년도 2018년 3분기(2018년 4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한 1172억7800만 위안(약 19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순익은 33% 증가한 309억6400만 위안에 달했다.

이번 분기 매출 증가율은 앞서 블룸버그 통신이 예측한 44%을 밑도는 수치다. 로이터 통신은 최근 3년래 가장 낮은 매출증가율이라고 전했다.  바로 전 분기인 지난해 3분기 알리바바 매출 증가율은 54%에 달했다. 지난해 1, 2분기 매출 증가율도 모두 61%에 달했다.

[자료=알리바바 실적보고서]


다만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그렇게 썩 나쁜 성적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알리바바가 주력하고 있는 클라우드 사업 매출은 84% 급증한 66억1100만 위안을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알리바바 핵심 사업이라 할 수 있는 전자상거래 매출은 1028억63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늘었다. 이날 실적 발표 후 뉴욕증시에서 알리바바 주가는 6%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사실 무역전쟁, 경기둔화에 따른 소비 침체로 알리바바 매출 증가세가 주춤할 것이란 걸 시장도 어느 정도 예견해왔다. 

이는 알리바바 매출의 최대 공신이라 할 수 있는 중국 최대 쇼핑의날인 11월 11일 광군제(光棍節) 매출에서도 드러난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광군제때 전년 동기 대비 27% 늘어난 2135억 위안이라는 거래 신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거래액 증가율로 따지면 전년도 39.3%보다 10% 포인트 이상 둔화한 것이었다.

장융 알리바바그룹 최고경영자(CEO)도 앞서 지난해 11월 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경제상황 악화로 2018 회계연도 매출 전망치를 3750억~3830억 위안으로, 약 4~6%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경제 상황이 더 악화할 것에 대비해 알리바바가 최근 신규 채용을 연기하고, 해외 출장경비를 삭감하는 등 대대적인 비용 절감에 돌입한 상태라고 앞서 블룸버그 통신은 보도하기도 했다. 

여기에 핀둬둬(拼多多) 등과 같은 전자상거래 업계 신흥 강자의 등장도 위협적이다. 뉴욕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에 따르면 올해 알리바바의 시장점유율이 5% 포인트 줄어든 53.3%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했다고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앞서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