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수뇌부, '언론 재갈 물리기' 집체학습…다음 사이트도 차단

2019-01-27 13:32
인민일보서 올해 첫 공산당 집체학습 실시
선전활동에 신기술 활용, 온라인 통제 강화
네이버 블로그 이어 다음 차단하며 귀닫기

지난 25일 인민일보 사옥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맨 앞) 등 최고 지도부가 디지털 방송 시연을 참관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새해 초부터 관영 매체를 통한 여론 선도와 온라인 공간의 철저한 관리를 주문했다.

미·중 무역전쟁과 경기 둔화 등 대내외 악재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자칫 내부 동요가 커질 것을 우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네이버 블로그에 이어 다음(daum) 사이트도 접속까지 차단하면서 외부의 비판적 목소리에 귀를 닫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27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은 지난 25일 인민일보 사옥에서 '신(新)미디어 시대와 미디어 융합 발전'이라는 주제로 올해 첫 집체학습을 실시했다.

시 주석을 비롯해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 중앙정치국 상무위원단이 모두 참석했다.

2017년 10월에 열린 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로 시진핑 2기 체제가 시작된 뒤 중국 수뇌부의 업무·거주 공간인 중난하이를 벗어난 곳에서 집체학습이 실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집체학습의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 주석은 "새로운 미디어들의 발전으로 정보는 도처에 널려 있고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 없게 됐다"며 "미디어 형식과 전달 방식이 급변하면서 여론 공작이 도전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미디어 범람에 따른 여론 호도를 막기 위한 관영 매체의 적극적인 대응도 주문했다.

시 주석은 "당의 신문과 잡지, 방송, 온라인 홈페이지 등 주류 매체들은 시대의 변화를 좇아 신기술 등을 담대하게 운용해야 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선전 효과의 극대화·최적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날 인민일보의 디지털 방송과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운용 현황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

그는 "정보혁명의 성과를 적극 사용해 주류 여론을 크고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인공지능(AI) 활용 방안 등을 지시했다.

온라인 공간에 대한 통제 강화도 촉구했다.

시 주석은 "법에 따라 신흥 매체에 대한 관리 강도를 높여야 한다"며 "우리의 온라인 공간을 깨끗하고 환하게 만들자"고 말했다.

중국 내에서 해외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을 방해하는 작업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근 베이징과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서 네이버 블로그에 이어 인터넷 포털 다음 사이트 접속까지 차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카페를 통한 정보 공유와 물품 거래 등이 막혀 교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VPN(인터넷 우회 접속) 프로그램이 없으면 다음 사이트 등에 접속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중국에 대한 비판적 주장이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