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일반직노동조합이 한진그룹에 대한 사모펀드 KCGI의 공개 제안에 대해 “임직원의 고용불안을 초래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노조는 24일 입장자료를 통해 "KCGI는 대한항공의 상황을 억지 비관적으로 해석해 1만1000 조합원 및 임직원들을 고용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며 "2009년 파산했던 JAL을 빗대어 불안감을 확산하는 그 저의에는 반드시 속 다른 꼼수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KCGI가 지난 21일 공개제안한 ‘한진그룹의 신뢰 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5개년 계획'에 대한 반발이다. 해당 제안에는 지배구조 개선 및 책임경영체제 확립방안 등이 포함됐다. KCGI는 "회사에 대해 범죄 행위를 저지르거나 회사의 평판을 실추시킨 자의 임원 취임을 금지할 것"을 제안하며 사실상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퇴진을 요구한 바 있다.

KCGI는 최근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과 한진의 주식을 대량 매입하며 경영참여를 선언한 이른바 ‘행동주의 펀드’다.

노조는 KCGI의 제안 중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사업부 분리, 노선 감축 방안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노조는 “노선을 줄인다는 것은 현 운영되고 있는 회사 규모를 축소하자는 의미인 것인 만큼 인원 감축은 불가피 할 것”이라며 “대한항공 노동조합은 이런 말도 안되는 자본 논리만 앞세워 임직원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아 가려는 KCGI의 방안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노조는 또 KCGI의 경영간섭이 항공업에 대한 전문성 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KCGI의 조악한 분석에서 당장 뽑아내기 쉬운 돈은 보이고 우리 회사를 지속시키는 기본에 대한 통찰이 전혀 없음을 간파했다”며 “50년간 축적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2만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이끌어온 대한항공을 마음대로 조정하려는 자만심에 심히 불쾌감을 느낀다”고 피력했다.

노조는 대한항공 경영진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노조는 “외부 투기자본이 우리회사를 이지경으로 보고 있다”며 “이 상황의 심각성을 뼛속 깊이 통감하고 노동조합과 직원들이 무엇을 말하는지 귀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치욕적인 지금 이순간을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통렬히 반성하고 노조와 함께 회사의 진정한 변화와 새로운 50년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