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SKC, 친환경 생산공정 통해 글로벌 진출 박차
2019-01-24 12:00
- 2025년 글로벌 PO 생산량 100만t 체제 구축 목표
- "중국 이어 동남아·중동 등 해외시장 진출 검토 중"
- "중국 이어 동남아·중동 등 해외시장 진출 검토 중"
"2025년까지 글로벌 프로필렌옥사이드(PO) 생산량을 현 31만t에서 100만t까지 늘릴 계획이다."
하태욱 화학생산본부장이 지난 23일 SKC 울산공장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국, 동남아시아, 중동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하려고 한다"며 "지난 30여 년간의 PO 생산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스페셜티 마케터'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스페셜티'란 차별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제품을 가리킨다.
40만㎡에 달하는 SKC의 울산공장은 울산시 중심을 기준 삼아 동해 방향으로 6km가량 떨어진 지점에 자리 잡고 있었다. 울산석유화학단지 내 공장 중 가장 고지대에 위치해 있다. 이곳 울산공장에서 일하는 230여 명의 인력은 하 본부장이 언급한 PO 생산으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SKC는 이곳 울산공장에 PO부터, PO를 통해 PG, PPG까지 생산할 수 있는 수직계열화 시스템을 갖췄다. 연산 31만t의 PO와 PG 15만t, PPG 18만t을 생산하고 있다. 그중 PO 13만t은 친환경 제조 공법인 'HPPO(과산화수소 프로필렌옥사이드) 공법'을 통해 생산되고 있다.
HPPO 공법은 과산화수소로 PO를 생산하는 공법으로, 물 이외에는 부산물이나 유해물질이 발생하지 않아 기존 공법인 'PO/SM 공정' 대비 친환경적이다. PO/SM 공정은 생산 과정에서 스티렌모노머(SM)라는 부산물이 PO 대비 2.2~2.5배 발생해 경제성과 친환경성이 낮다는 평가다.
HPPO 공정 설비 앞에 서자 웅웅거리는 기계음 이외에는 다른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유체를 운송하는 펌프 소리와 기체를 운송하는 압축기(컴프레셔) 소리가 주변을 가득 메웠다. 하늘 높이 솟은 증류탑을 통해 원료인 프로필렌과 열원인 고온의 유증기가 운송되고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김성호 생산기술팀장은 "가장 높은 증류탑은 80m 정도"라며 "겉에서 볼 때는 증류탑들이 모두 똑같이 생겼지만 각각 온도와 압력, 유체가 모두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나의 밥솥에 콩밥과 쌀밥, 현미밥 등 다양한 밥을 지을 수 있는 원리와 같다"고 덧붙였다.
이 HPPO 공정 설비는 지난해 365일 24시간 내내 단 한 번의 중단 없이 가동됐다. 공장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까지도 가동을 멈추지 않았다.
SKC는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HPPO 공법을 기반 삼아 글로벌 진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전 세계 PO 수요는 연간 30만t에서 40만t 정도 매년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17년 기준 전 세계 PO 수요는 950만t가량으로, 그중 동북·동남아시아 지역 수요가 약 48%(454만t)을 차지했다.
SKC는 지난해 12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중국 석유화학기업인 QXTD와 독일 화학기업 에보닉, 독일 엔지니어링기업 티센크룹인더스트리얼솔루션스와 중국 산둥성 쯔보시에 HPPO 공법을 도입한 PO 생산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한 것. 생산량은 연간 30만t가량으로, 오는 2021년 상반기 중 상업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회사는 PG 생산시설도 함께 구축한다. 중국 내 PG 시장 성장률은 화장품과 식의약품 수요가 늘며 연 6%에 달하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원료 수급이 중요한 PG 특성상, 원료인 PO와 함께 진출하는 것이 유리하다. 아울러 일본 미츠이화학과의 합작사인 MCNS와 함께 PPG 생산시설까지 세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SKC는 동남아와 중동에도 울산공장과 같은 생산거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글로벌 PO 생산량 100만t 체제 구축이 목표다.
하 본부장은 "HPPO 공법 등 우수한 기술력으로 인해 수년 전부터 중국, 중동, 유럽 업체 여러 곳이 러브콜을 보내왔다"며 "글로벌 진출을 기반으로 한 '딥체인지'(근본적 변화)에 성공하기 위해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