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이상 징후] 한국경제, 불안한 출발

2019-01-22 01:00
수출, 1월 들어 두 자릿수 감소
반도체 약세ㆍ기저효과 영향
정부, 민관전략회의 긴급 소집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무역보험공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민·관 합동 수출전략회의에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 넷째)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해 벽두부터 수출 조짐이 심상치 않다. 수출을 견인해온 반도체가 주춤하면서 1월 들어 전체 수출이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도 비상등을 켰다. 올해 수출여건이 쉽지 않다고 판단, 범정부 차원의 수출 컨트롤타워를 세워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21일 산업통상자원부, 관세청 등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은 257억 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4.6% 줄었다. 이 추세가 다음 주까지 이어지면 1월 수출은 지난해 12월(-1.2%)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하게 된다.

조업일수(14.5일)를 반영한 일평균 수출액은 17억7000만 달러로 15.5일이었던 1년 전(19억4000만달러)보다 8.7% 감소했다.

1∼20일 수출이 감소세를 보이면서 1월 한 달 수출도 지난달에 이어 두 달째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1월 수출이 감소로 확정되면 2016년 9∼10월 이후 처음으로 두 달째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된다.

이 같은 수출 감소세는 반도체 약세가 주된 원인이다. 전체 수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반도체의 경우 1∼20일 수출이 28.8% 감소했다.

올해 들어 반도체는 공급이 늘면서 가격도 덩달아 하락하는 추세다. 지난 2년간 공급 부족으로 누렸던 호황기가 막을 내리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좋았던 실적 탓에 올해는 상대적으로 감소세가 더 커 보이는 ‘기저효과’도 있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품목별로는 석유제품(-24.0%), 선박(-40.5%) 등의 수출이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승용차(29.0%), 무선통신기기(8.1%), 자동차 부품(0.2%) 등은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수출 상황도 녹록지 않다. 1∼20일 대(對)중국 수출이 22.5% 감소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 경제가 타격을 입으면서 한국의 대중 수출에도 불똥이 튀는 모양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중국 진출 한국기업 10곳 중 4곳이 미·중 무역전쟁으로 수요가 줄고, 글로벌 교역 악화 등이 겹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산업부는 이 같은 분위기를 감지, 이날 서울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민·관 합동 수출전략회의'를 긴급히 열었다. 장관이 관계부처 차관급, 수출지원기관, 업종별 협회장 등을 소집해 수출 상황을 점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