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북미 최적화 ‘텔루라이드’, 질주 준비 완료…기아차 미국 판매 이끈다

2019-01-14 12:00
기아차 미국공략 첨병, KMA·미국 디자인 센터를 가다

기아자동차 미국판매법인 전경[사진=기아자동차 제공]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 위치한 기아 미국 디자인센터 앞. 기아차 직원들이 빨간 베일을 벗겨내자 검정색 ‘텔루라이드’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간 현대‧기아차의 차들과는 차별화된 웅장한 모습에 자리에 있던 사람들의 탄성이 터져나왔다. 크고 각지고 남성스러운 디자인은 영락없는 ‘미국차’의 느낌이다.

최근 기아자동차 미국 시장 공략의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는 기아차 미국 판매법인(KMA)과 기아 미국 디자인 센터를 방문해 기아차의 올해 미국 판매 계획을 살펴보고 텔루라이드와 쏘울 등 신차에 대한 기대감을 들어봤다.

◆ 텔루라이드로 미드사이즈 SUV 새 진입… 앰버서더 역할도 기대

KMA와 디자인센터가 함께 위치한 어바인은 많은 기업들이 입주한 기업형 도시로 잘 알려져 있다. 어바인을 비롯한 캘리포니아 지역은 미국인들의 최신 트렌드와 라이프 스타일을 가장 빠르게 접할 수 있는 곳이어서 GM, 포드, 벤츠, 도요타 등 많은 자동차 회사들의 미국 시장의 디자인 거점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먼저 통유리로 지어진 건물이 인상적인 KMA에 방문했다. 로비부터 전시된 옵티마(한국명 K5), 포르테(한국명 K3), 쏘렌토 등 미국시장에서 활약중인 기아차 대표 차종들이 눈길을 끈다.

KMA는 1992년 설립된 이래 25년이 넘는 시간 동안 기아자동차의 미국 시장 공략 기지로 활약해왔다. 1994년 세피아와 스포티지를 시작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한 기아차는 지난해까지 약 800만대 가까이 되는 차량을 미국 시장에 판매했고 1995년 100개에 불과했던 딜러수는 지난해 6월 기준 770개까지 늘었다.

마이클 콜 KMA 최고운영책임자(COO)는 "KMA는 쏘렌토, 옵티마, 쏘울 등 단일 차종으로 100만 대가 넘게 팔린 인기 모델들을 필두로 2000년대 초반부터 지속적인 판매량 증가와 성장을 이어왔다"면서도 "그러나 최근 몇 년간의 상황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 2016년 65만대에 가까운 차량을 판매한 KMA는 지난 2017과 2018년 59만대 수준을 판매하며 부진에 빠져있는 상황이다.
 

윤승규 기아차 북미권역본부장 및 판매본부장(전무)[사진=기아자동차 제공]



하지만 KMA는 올해 출시하는 텔루라이드와 쏘울을 통해 판매량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에 차 있었다. 콜 COO는 “현재 기아차는 미국 자동차 차급 중 58%를 차지하는 11개 차급에서 경쟁 중인데, 9% 수준인 미드사이즈 SUV 시장에 텔루라이드가 추시되면 커버리지가 67%로 확대된다”면서 “텔루라이드는 스팅어 GT와 함께 ‘브랜드 앰버서더’의 역할도 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형 쏘울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윤승규 기아차 북미권역본부장 및 판매본부장(전무)은 “미국에서 엔트리 CUV 차급을 만들어낸 쏘울은 현재 미국시장에서 연간 10만대가 넘게 팔린다”며 “신형 쏘울에 터보와 러그드 트림은 물론 전기차 까지 4개의 모델을 가지고 시장 나가는 만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 ‘미국 취향’ 반영해 ‘웅장함’ 강조… 쏘울도 대변신

이어 도보 5분거리에 위치한 기아 미국 디자인 센터로 이동했다. 2005년 7월 준공해 2008년 6월 완공한 기아 미국 디자인 센터는 북미 시장에 최적화된 차량 디자인을 개발하고 북미 자동차 디자인 트렌드를 분석해 콘셉트카를 개발한다.

이곳에서는 일반적으로 1년에 7~8개가 넘는 차종 프로젝트가 진행되는데 쏘울, 텔루라이드 콘셉트, 니로 등 북미 시장에 선보인 다수의 차량이 이곳에서 탄생됐다.

'디지털 영상 품평장'으로 향했다. 가상현실(VR) 기술을 이용해 신차의 외관과 실내 디자인 등을 평가할 수 있는 곳으로 실시간으로 차량 색상을 바꾸거나 각종 계기장치를 시험 작동해 볼 수도 있다.

품평장에서 만난 커트 카할 기아차 시니어 디자인 매니저는 텔루라이드에 대해 “현지 소비자의 취향을 적극 반영해 강한 힘과 역동성이 강조된 전통 미국형 SUV로 탄생했다”고 강조했다.
 

커트 카할 기아차 시니어 디자인 매니저[사진=기아자동차 제공]



아직 출시되기 이전인 ‘텔루라이드’ 양산형 모델의 모습도 살펴볼 수 있었다. 플래그십 모델다운 존재감이 인상적이다. 카할 매니저는 “크고 대담하며 박시해 보이도록 하는 것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2016년 뉴욕패션위크에서 공개된 콘셉트 모델과 비교하면 헤드램프와 그릴 등에 변화가 있는 모습이다.

신형 쏘울도 살펴볼 수 있었다. 이번에 새롭게 탄생한 신형 쏘울은 기존 모델의 이미지를 과감히 탈피해 하이테크한 디자인이 강조된 모습이다. 전면부에 가늘고 예리한 전조등을 활용해 세련된 첨단 이미지를 강조했고 양쪽 전조등을 연결해 SUV다운 느낌을 살린 모습이었다.
 

기아차 미국 디자인센터에 전시된 신형 쏘울(왼쪽) 및 신형 쏘울 EV[사진=기아자동차 제공]



카할 매니저는 “미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기아차가 매력적이고, 모던한 상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기아차의 미래에 대해 큰 기대를 가지고 있으며 계속 혁신적이고 인상적인 행보를 이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