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폐쇄 3년, 입주기업 “희망 고문 끝자락…방북 승인해 달라”
2019-01-09 12:04
10월 말 방북 계획 돌연 취소…7차 방북신청서 통일부 접수 예정
“재개 안 되면 공단 없애고, 입주기업 보상대책 내놔야”
“재개 안 되면 공단 없애고, 입주기업 보상대책 내놔야”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이 공장 점검을 위한 방북 승인을 촉구하고 나섰다.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에 맞춰 입주기업들이 전면에 나서지 말자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재개 움직임이 보이지 않자 7번째 방북 신청서를 통일부에 제출하면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한편에서는 개성공단 재개가 불투명하다면 공단을 정리하고, 기업들에 정당한 보상을 해달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는 9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3년간 (개성공단 재개라는) 희망 고문을 견뎌 왔는데, 더는 버티기 힘든 상황”이라며 “개성 내 공장 점검을 위한 방북을 승인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날은 신한용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공동위원장과 정기섭, 문창섭, 김학권, 한재권, 유동옥 공동위원장, 10여 명의 입주기업 대표들이 참석했다. 입주 기업 대표들은 개성공단 사업과 유엔제재의 분리를 주장하면서 정부가 미국 등 국제사회 설득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강조했다.
신 대표공동위원장은 “남북 정상회담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개성공단 시설물과 재산이 잘 관리 되고 있다고 말하면서 (입주기업들에) 준비하라고 했는데, 100여 일 지나도록 아무런 소식이 없다”며 “작년 10월 말에도 방북이 이야기되면서 동선까지 나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전격 순연(順延)됐다”고 말했다.
작년 10월에는 개성공단 비대위의 방북신청과 별도로 정부가 북한과 협의를 통해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의 방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돌연 무산된 바 있다. 당시 기업인들은 정부로부터 "시기적으로 여건이 맞지 않다"는 말만 들었을 뿐 이에 대한 배경 설명은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성공단 재개가 장기화되고, 방북도 힘들다면 차라리 공단을 정리해야 한다는 발언도 나왔다. 더 이상 희망 고문을 하지 말고, 정부 정책 결정에 따라 피해를 입은 기업에 정당한 보상을 해달라는 주장이다.
정기섭 공동위원장은 “관광을 가자는 것이 아니고, 설비 점검과 재개를 위한 준비를 하자는 의도인데, 이번에도 방문을 허용하지 않으면 통일부가 개성공단 재개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올해 중에는 개성공단이 재개되길 바라지만, 계속 표류하면 차라리 공단이 없어져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을 한다. 공단을 완전히 폐쇄하고, 기업이 입은 피해를 정당히 보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