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현 삼성SDI 사장, 새해 첫 1조 영업익 성취로 1등 DNA 이식 완료한다
2019-01-01 16:41
새해 취임 3년 차를 맞는 전영현 삼성SDI 사장이 ‘영업이익 1조원 클럽 가입’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적자를 보고 있던 삼성SDI의 구원투수로 2017년 3월 등판한 전 사장은 같은 해 흑자전환에 이어 2018년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을 앞두고 있다. 그는 여기에 더해 새해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가입해 삼성SDI에 ‘1등 DNA' 이식을 완성한다는 목표다.
◆전 부문 고른 실적 올해 이어 내년도 이어갈 전망
1일 금융가와 재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비우호적인 거시 환경에도 2018년 4분기 2000억원 중반대의 영업이익을 내며, 호실적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2018년 1~3분기 영업이익(4660억원)과 합산할 경우 7000억원이 넘어서 2008년 모바일디스플레이 사업 분리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게 된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2018년 4분기 영업이익은 255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5% 증가해 우상향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자동차 전지의 유럽향 신모델 효과가 부각되고 전자재료의 편광필름이 LCD(액정표시장치) 업황 대비 선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새해 한 발 더 나아가 전 사장을 중심으로 자사 첫 1조원 영업이익의 달성에 매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실화되면 실력과 규모를 갖춘 글로벌 기업으로 명실상부하게 자리 잡게 된다. 국내에서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이 넘는 기업은 20곳 안팎에 불과하다.
일단 상황은 좋다. 새해 경제상황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데도 불구하고 배터리업계는 상대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SDI의 주력 분야인 소형 배터리(전동공구용, 전기자전거용, 스마트폰용 등)와 전기차 배터리, ESS(에너지저장장치)를 비롯한 에너지 사업 부문의 전망이 밝다. 삼성SDI 전체 매출(2017년 기준)의 70%가량은 에너지 사업 부문에서 나오며, 나머지를 전자소재(반도체소재 등)가 담당하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B3에 따르면 소형 배터리는 2014년 47억개에서 지난해 69억개로 성장했으며, 올해는 79억개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내년에도 이 같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경우에도 올해 150만대에서 2025년 1330만대까지 그 수요가 약 8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ESS 시장 규모는 현재 3조~5조원으로 추정되며, 꾸준히 성장해 2025년 30조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 시장도 2016년 3000억원에서 2020년 4400억 규모로 연평균 10%씩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미국-중국’ 3대 배터리 생산 공장 축 공고화... 수요 선제적 대응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전 사장은 새해 기술혁신과 규모의 확대를 통해 신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그는 스마트폰 등 중소형 배터리 위주였던 사업구조를 ESS·자동차용 배터리 등 대형 배터리로 체질 전환을 주도해 경영 정상화를 꾀한 바 있다. 취임하자마자 지난해 말 가동이 예정됐던 헝가리 배터리 공장의 양산을 같은 해 5월로 앞당긴 게 대표적인 예다.
전 사장은 새해 전에 없던 성적의 달성을 위해 ‘한국-미국-중국’ 3대 배터리 생산 공장의 축을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삼성SDI는 최근 미국 전기차 배터리 팩 공장을 증설을 위해 6200만 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현지 주요 고객사의 증가하는 수요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또한 삼성SDI는 현지 정부, 합작회사와 함께 중국 시안에 전기차 배터리 2공장 설립을 검토 중이다. 투자 규모는 105억 위안(약 1조7000억원) 규모로, 16만㎡ 부지에 전기차용 60Ah 배터리를 생산하는 5개 라인을 건설한다. 삼성SDI는 이를 통해 연간 약 40만대분을 추가적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된다.
2020년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에 맞춰 사전에 생산 능력을 확보하려는 승부수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는 2017년 전기차 보조금을 전년 대비 20% 삭감을 시작으로 매년 보조금 규모를 줄여가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새해 삼성SDI의 영업이익은 전 사업부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라며 “중대형 전지 사업은 ESS의 고수익성 유지와 전기차용 배터리의 적자 축소로 관련 사업 시작 이래 처음으로 전체 연간 흑자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실력뿐만 아니라 업황까지 받쳐주면서 삼성SDI의 호실적 행진은 새해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ESS나 전기차 배터리 등은 크지 않지만 제품의 불안정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확실한 해결책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