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새해 예산 2010년 이후 최대 규모 '싹둑'

2018-12-25 12:09
주민생활밀착, 청년일자리 사업 추진 '제동'
구 관계자 "주어진 여건서 살뜰히 집행할 것"

[조은희 서초구청장]

서울 서초구의 내년도 주민 생활밀착형, 청년일자리 사업 등 전반에 제동이 걸렸다. 새해 예산이 2010년도 이후 최대 규모로 삭감된 탓이다.

25일 서초구에 따르면, 2019년도 예산이 지난 20일 구의회 본회의에서 총 6499억원(일반회계 5884억원, 특별회계 615억원)으로 최종 통과됐다. 이는 집행부가 편성한 것보다 사업비 126억원을 자른 것이다.

서초구의 살림살이는 2010년 이후 최근 9년간 평균 삭감조정액이 38억원이었다. 반면 올해는 기존의 3배에 이른다. 2018년(16억원)과 비교했을 땐 8배 가깝다.주요 삭감 사업은 총 85건으로 사업추진 불가 22건, 사업규모 대폭 축소 26건 등이다.

사업 자체를 못하게 된 것은 △서초 청년센터 설립운영(16억원) △명달공원 바닥분수 조성(9억원) △지능형 주차관리시스템(5억원) △어린이 얼음썰매장 운영(1억9600만원) △구민 자전거보험 가입(1억5000만원) △응급처치상설교육장(1억4000만원) △양재R&CD 관련 서초빅히어로 프로젝트(1억원) 등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주민안전이나 편의 등과 직결된 사업의 경우 크게는 절반 가량 줄었다. 일각에서는 서울의 유일 야당 기초단체장인 조은희 구청장 재임 기간 구의회와의 관계가 순탄치 않을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실질적인 민선 7기 출범 첫해 예산이기 때문이다.

현재 서초구의회는 개청 이래 첫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장으로 구성되고, 시의원 4명 전원 같은 정당이다. 이에 구의회가 '집행부 길들이기'에 나섰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업부서 측은 산출과 관련근거에 따른 삭감보다 획일적(10~20%)으로 이뤄진 점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구 기획예산과 김수원 과장은 "의원들에 대한 이해와 설득의 노력을 더욱 기울여 나갈 것이다. 동시에 대의기관인 의회가 승인한 예산을 주어진 여건에서 살뜰히 집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초구는 지난해 행정안전부 재정분석 평가에서 예산절감 및 운용에 높은 평가를 받아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최우수인 '가' 등급을 받았다. 또 4년 연속 '지방재정개혁 우수 자치단체상'을 수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