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호 출범]​“기조 변화 메시지가 중요…경제정책 신뢰 회복할 것”

2018-12-11 16:06
정책방향 없이 민간소통만 하면 오히려 역효과 날 것
일자리는 ‘숫자’ 매몰되지 말고 지속가능하게 펼쳐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2기 경제팀이 출범했다. 경제수장을 맡은 홍남기 부총리에겐 최근 악화된 경제상황을 정리하고, 우리 경제를 성장으로 이끌어야 하는 임무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홍남기호(號)에 적잖은 기대감을 던지면서도 정책변화 없이는 문제를 풀어가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시장에 이전의 정책적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분명하게 줘야 한다는 것이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대학장은 “홍 부총리가 민간‧현장과의 소통을 늘리겠다는 데 대해서는 긍정적”이라며 “그런데 (정책)방향을 분명히 정하지도 않고, (정책)수정 의사 없이 민간의 애로만 듣고 온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예를 들어 주요 산업에 대해서는 비과세 감면을 확대해 주겠다는 등 기업의 활동여건을 마련하는 데 정부가 지원자 역할을 하겠다는 메시지를 만나기 전에 분명히 해야 한다”며 “이런 메시지를 전하기만 해도 큰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지금까지 펼쳤던 정책 중 상당 부분에서 부작용이 발생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2기 경제팀도 정책적 변화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며 “그 부분에 대한 궤도 수정 메시지를 보내주고, 정부의 경제정책 신뢰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이런 관점에서 노동시장에 경직성을 부여했던 정책이 현실적인 측면을 감안할 수 있도록, 수정하는 부분에 대해 명확한 신호를 보내줘야 한다”며 “기업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는 신호 역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일자리에 대해서는 ‘숫자’에 매몰되지 말고, 지속가능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권혁 부산대 교수는 “일자리문제는 단기 일자리 수에 매몰될 필요는 없고, 거시적이면서 지속가능한 일자리 정책이었으면 한다”며 “일자리 정책과 관련해 제기된 문제는 실용적인 관점에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자리의 동력은 민간에서 나와야 한다”며 “대신 일자리를 만들어 달라는 요구보다, 일자리를 만들 수밖에 없고 만드는 게 기업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을 줘야 한다”고 밝혔다.

권 교수는 “공정한 거래질서 하에서 기업에 규제보다 지원이라는 정부의 역할을 좀 더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시장에서 막연한 불안감이 있는데, 이를 덜어주기 위해 명확하고 예측가능한 경제정책 로드맵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불필요한 논란이나 소모적 논쟁을 방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서비스산업이 미래 한국경제 성장을 견인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서비스산업이 미래 성장 먹거리가 될 수 있도록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소득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늘어난 소득이 수요 확대로 이어지려면, 부족한 여가문화 등 좋은 서비스를 키워야 한다. 그래야 고용이 늘고 경제가 성장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어 “민간과의 소통을 늘리는 것은 필요한 부분”이라며 “다만 민간에서 혁신동력이 스스로 나타나도록 유도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규제완화가 더 필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민간과 소통을 늘리는 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덧붙였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우리 경제는 단기적으로 어렵고, 장기적으로 성장저력이 떨어져 있다”며 “장‧단기 한 곳에 초점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에 장‧단기 정책을 조합해 펼쳐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