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비전펀드, 中 투자공세 나서나…"현지팀 꾸린다"

2018-12-06 09:59
FT "中투자팀 꾸리는 중"…美 견제 우려도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소프트뱅크가 주도하는 기술투자기금 비전펀드가 중국 현지에서 투자팀을 꾸리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명 소식통을 인용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비전펀드 중국 투자팀은 미국 사모펀드(PEF) 운용사 실버레이크 출신인 에릭 첸이 이끌 예정이다.

비전펀드가 중국으로 눈을 돌리게 된 건 중국에서 경쟁력이 뛰어난 기술 스타트업(신생벤처기업)이 속속 탄생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견제가 심해진 탓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가 지난 3월에 낸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 가치 평가액이 10억 달러(약 1조원) 이상인 중국 스타트업, 이른바 '유니콘'은 지난해 기준 164곳으로 한 해 만에 33곳 늘었다.

소식통들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중국 커넥션'에 대한 미국 규제당국의 우려도 크다고 전했다. 소프트뱅크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지분 29%를 보유하고 있다. 소프트뱅크와 알리바바는 중국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과 인도 전자결제업체 페이틈 등에 함께 투자하기도 했다.

무역전쟁으로 미·중 관계가 미묘해진 시점에 불거진 손 회장의 중국 커넥션 의혹이 소프트뱅크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소프트뱅크는 미국 이동통신사 T모바일과 스프린트 합병을 위한 미국 정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데, 미국 의회에서는 손 회장이 중국과 친해 위험하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비전펀드가 직접 중국 투자팀을 꾸리면 현지 투자지형을 이끌고 있는 세쿼이어캐피털, 힐하우스캐피털매니지먼트, 알리바바, 텐센트 등과 경쟁이 불가피하다. 아울러 스타트업 초기 투자자들은 비전펀드의 합류로 탈출구를 찾을 수 있게 됐다. 중국 스타트업 30여곳이 올해 홍콩과 미국 뉴욕증시에 데뷔했지만, 주가 성적은 실망스러웠다. 은행권에서는 이 때문에 내년에 중국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수요가 줄 것으로 예상했다.

비전펀드는 약 1000억 달러 규모로 지난해 출범했다. 소프트뱅크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애플, 퀄컴 등이 공동 출자해 미국 차량공유업체 우버, 사무실공유업체 위워크 등에 투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