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엽 의원 "외환은행 사태도 카드수수료 인하가 발단"

2018-11-28 17:44

지난달 23일 광주 북구 오룡동 정부광주합동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유성엽 민주평화당 의원이 질의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유성엽 민주평화당 의원이 과거 '외환은행 사태'를 카드수수료 인하의 부작용 사례로 들며 현 정부를 거세게 비판했다.

유 의원은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카드수수료 인하로) 카드사들의 경영수지가 장차 악화될 것이 뻔하다"며 "카드사들의 경영수지 악화는 자칫 지금보다 훨씬 심각한 사태를 불러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지난 26일 당정회의를 열고 우대수수료율 적용 가맹점의 범위를 연매출 5억원 이하에서 30억원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카드수수료 종합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유 의원은 "2000년 카드사들의 경영수지가 호조를 보이자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카드수수료 인하 요구가 거세졌고, 정부가 과감하게 수수료 인하 조치를 취했다"며 "2001년이 되자 국내 경기가 빠르게 하강하고 카드사들의 경영수지가 급격히 악화됐다. 2002년에는 경기회복에도 카드사들의 경영난이 좀처럼 해소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카드업계 1위였던 LG카드가 청산했고 외환카드도 경영수지가 날이 갈수록 악화돼 외환은행에 인수됐다"며 "그러나 외환카드의 누적된 손실이 외환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을 떨어뜨려 BIS(국제결제은행) 기준을 하회하게 만들며 외환은행의 경영수지까지 악화됐다"고 덧붙였다.

결국 LG카드는 신한금융그룹에, 외환은행은 미국 헤지펀드 론스타에 각각 매각됐다. 

유 의원은 "외환은행이 론스타에 인수된 뒤 먹튀 논란이 온 나라를 시끄럽게 했다"며 "외환은행 사태로 인해 우리나라의 국부는 5조원 이상 해외로 유출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카드수수료 인하가 그 발단이었다는 사실을 누구도 지적하지 않거나 모르고 있다"며 "정부가 카드사를 압박해 카드수수료를 인하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시장이 할 일은 시장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고 정부는 시장 설계자로서의 역할에 더 충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저임금이 영세업체들의 경영난을 초래했다면 최저임금 인상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면서 "카드수수료 인하와 같은 편법을 동원하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