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세종시 청소년 리토로 ‘일본 우토로’ 마을 기행기

2018-11-26 05:00
류다예 세종시 청소년 해외 봉사단장

세종특별자치시에서 주최하고, 세종특별자치시 청소년활동진흥센터에서 주관한 2018년 청소년 해외봉사 문화교류활동이 11월 18일부터 22일까지 일본 우토로 마을에서 진행됐다. 이번 기행기는 일본 우토로 마을 해외봉사단 류다예 단장이 기록한 우토로 마을 기행기다. -편집자 주-
 

  ▲ 류다예 세종시 청소년 해외 봉사단장.

‘에루화’는 얼씨구 지화자와 같은 노래를 하는 중에 흥겨움이나 즐거움을 나타낼 때 내는 말로, 우토로 마을회관의 이름이다. ‘에루화’로 지은 것은 앞으로 “아이고” 하지 말고 ‘에루화!’ 하며 살자는 의미라고 했다. 에루화! 라고 외치며 살기까지 얼마나 많은 아이고를 외치셨을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이름이다.

김수환 대표가 우토로 마을을 설명해주시며 직접 보고 느낄 시간을 마련해주었다. 마을회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1차 시영주택이 있었다. 깔끔한 외관의 시영주택에는 마을 주민들이 거주하고 계신다고 했다.

그러나 모든 마을 주민들이 시영주택에 들어갈 수는 없었다. 일평생 사시던 어르신은 자녀와 손자가 있어서 소득을 따져보니 시영주택에서 거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마을을 떠나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우토로 마을 곳곳은 철거를 준비 중이었다. 온전하지는 않지만, 형태를 알아볼 수 있는 건물들을 바라보며 1~2년 사는 마을을 떠나기도 쉽지 않은데 평생을 살고 어려운 시기를 버텨낸 마을을 의지와 다르게 떠나야만 했던 어르신의 마음은 어땠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조금 더 걸어 나가니 하나의 도로를 끼고 반대쪽의 집들이 보였다. 동시에 하수도도 보였다. 우토로 마을에는 하수도가 설치되어 있지 않다고 설명해주셨다.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일본인들이 사는 집과 우토로 마을이 참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처음 우토로를 접한 나에게도 보이는 이 차별을 보고 있자니 화가 나고 한숨만 나왔다.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은 얼마나 심하고 힘들었을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공간이었다.

우토로 마을은 재개발되고 있다. 그렇기에 주민들이 힘들게 지켜온 낡은 우토로는 사라지지만 우토로 마을을 기억하고 잊지 않는 일은 지금부터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청소년인 우리가 나서서 행동하고 주도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들었다.

우토로 마을에 방문하기 전 한국에서 sns를 통한 릴레이 우토로 기억하기 캠페인을 진행했다.

우토로에 돌아가서는 캠페인에 참여해준 분들을 한분 한 분 보여드리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고 있고 앞으로는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일 것이라고 현지에 계신분들에게 전해드렸다.

에루화에서 이틀 동안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한복 저고리와 치마, 바지를 만들고 주민들의 사진을 찍어 나만의 한복인형 만들기를 진행했다. 그 후에는 가죽 끈을 이용해서 끈을 꼬아서 팔찌를 만들었다. 이 팔찌처럼 우리의 인연도 끈끈하게 엮이자는 의미의 프로그램이었다.

세 번째는 에코백만들기로 재개발되는 우토로의 모습을 기억하기 위해 에코백에 그려넣거나 문구를 그려넣는 것을 의미로 진행한 프로그램이었다. 이 외에도 자몽청 만들기, 목재조각으로 만든 숭례문 드리기, 점심으로 떡볶이 김치전, 부추전, 잡채, 잔치국수 등의 서툴지만 정성을 다해 음식을 대접해 드리기도 했다.

우토로 마을회관에서 현지인들에게 드린 사진앨범은 2일 동안의 우리들 추억을 인화하여 꾸몄고 세종시에 대한 소개, 한국에서 사전에 진행한 SNS 캠페인에 대한 소개로 구성하였다.

사진앨범을 드릴 때 꽉 채워서 드리지 않았다. 뒷장은 누구든 다음에 우토로를 방문하면 만들어질 추억을 이어나가길 희망 때문이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긴장하는 우리에게 웃는 얼굴로 손 잡아주셨던 마을 주민분들의 온기가 물들어 있고, 담담한 목소리로 전쟁이야기와 과거의 힘들었던 이야기를 들려주시던 강경남 할머니의 목소리가 물들어 있고, 열심히 준비한 선물과 점심을 함께 먹으며 웃었던 그 공간의 공기가 물들었던 시간이었다. 우토로에 대한 활동은 끝이 시작이기에 한국에서 우리들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일본 우토로 마을회관에서 세종시 청소년 해외 봉사단과 현지인들이 기념촬영을 기록했다. [사진=세종시 청소년 해외봉사단 리토로 제공]

끝이 없는 관심과 동행... 나와 리토로 단원들은 우토로를 보고 느끼고 소통했기에 앞으로도 계속 우토로 마을은 우리에게 물들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