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통' 최정우 회장 효과...포스코 사외이사들 첫 '주주 소통'
2018-11-23 14:00
포스코 사상 최초 직접 기업설명회(IR)
포스코 역사상 최초로 사외이사들이 기업설명회(IR)에 나섰다. 주주친화적인 최정우 회장의 색채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23일 포스코는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2018 주주들과 대화(Talks with Shareholders)' 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포스코 이사회 의장 등 사외이사 6명과 최고채무책임자(CFO), 국민연금 등 국내 주주 4개사 및 블랙록(BlackRock) 등 해외 주주 7개사가 참석했다.
유병옥 포스코 경영전략실장은 지배구조 브리핑에서 1997년 3월 대기업 최초 사외이사 제도 도입, 글로벌 전문경영 체제 및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 노력 등을 설명했다.
이어 사외이사들은 한 시간이 넘도록 투자자들과 적극적인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김주현 이사회 의장은 "이번이 첫 행사여서 국내·외 주주들을 모시고 그룹미팅으로 진행했다"며 "내년부터는 상·하반기 나눠 각각 국내·외 주주들을 직접 찾아 뵙는 기회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선 이를 놓고 주주친화적인 최정우 회장의 의중이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최 회장은 2016년 포스코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 이듬해 CFO 사장을 지낼 만큼 '재무통'으로 꼽힌다. 재무이해도가 높은 만큼, 지난 7월 회장에 오를 당시에도 주주권이 강화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최 회장은 포스코 분기별 기업설명회에 참석해 주주들의 질문에 대답했고, CFO이던 2016~2017년 당시 정기주주총회에서 배당 확대를 약속한 바 있다. 중간 및 결산 배당에 이어 분기배당을 이끌었다.
여기에다 최근에는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지침) 도입으로,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주주들의 관심이 커졌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펀드 규모도 늘어 사외이사의 역할과 책임도 중요한 투자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포스코는 지난 5일 포스코 개혁 100대 과제를 발표하면서 처음으로 사외이사와 주주간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사외이사와 주주 간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확대하고, 기업가치 및 지배구조를 향상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포스코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3분기 배당을 2000원으로 증액하고, 소액주주의 주주권한 행사를 돕기 위해 오는 2019년 주주총회에서 전자투표제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