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고려대에도 불똥 튄 '하나의 중국' 원칙
2018-11-20 00:00
중국 공산당이 내세운 ‘하나의 중국’ 원칙이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국내 대학교 축제에서 논란이 됐다.
지난 14일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고려대학교에서 열린 ‘2018 외국인학생 축제’ 행사 부스에 걸린 티베트 기(旗)가 중국 누리꾼들의 레이더망에 걸렸기 때문이다.
부스에 걸린 티베트 기를 본 중국 누리꾼들은 “고려대 국제교류처가 중국의 티베트와 홍콩특별행정구 그리고 중국대만을 독립국으로 보고 지역 특색 문화를 선전했다”며 “중국의 국가 주권과 통일, 영토의 완전성을 저해하는 행위에 분노와 유감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주한 중국대사관 역시 고려대와 한국 정부에 각각 교섭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란에 고려대 측은 “해당 행사가 국가 단위로 부스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문화권별로 운영하는 것으로 ‘하나의 중국’ 원칙을 부정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준현 고려대 교환학생교류회(KUBA) 회장은 “이번 행사는 KUBA에서 매 학기 한 번씩 진행하는 ‘세계인의 축제’로, 이러한 화합의 장에서 정치·외교적인 문제가 제기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번 논란이 더욱 주목을 받는 건 그간 '하나의 중국' 원칙 문제에 자주 거론됐던 대만, 홍콩 등이 아닌 티베트가 언급됐다는 점이다. 1950년 중국의 무력 합병에 의해 시작된 중국공산당과 티베트 간의 갈등은 유혈 사태까지 벌어지는 등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연관된 문제에 최근 유독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앞서 중국 정부는 해외 항공사의 대만·홍콩 국가 표기를 지적하면서 이에 대한 수정을 공식 요청하기도 했다.
국제사회의 위치 등을 고려해 외교적인 측면에서 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력하게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 대학 교정에 마련된 ‘세계인의 축제’, ‘화합’의 자리를 향한 중국 측의 도가 지나친 지적은 내정간섭이라는 지적과 함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