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검인물전] 스탠리, 영원한 유산을 남긴 마블의 창조자

2018-11-13 16:34

스탠리가 2002년 4월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미소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마블 코믹스(Marvel Comics)의 수석 작가이자 편집인이었던 스탠리(Stan Lee)가 12일(현지시간) 9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할리우드리포터와 뉴욕타임스 등 미국 매체는 이날 스탠리 마블코믹스 명예회장이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스탠리의 딸 J.C. 리와 변호사는 스탠리의 건강이 악화돼 응급 의료 지원을 요청했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회복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스탠리는 몇 해 전부터 폐렴 등 여러 지병을 앓아왔다.

J.C. 리는 "아버지는 모든 팬을 사랑하셨고, 정말 훌륭하고 품위 있는 사람이었다"며 "아버지는 그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다"며 애도했다.

스탠리는 스파이더맨, 엑스맨, 아이언맨, 닥터 스트레인지, 인크레더블 헐크, 토르, 블랙팬더, 판타스틱 4를 포함한 마블의 상징적인 캐릭터를 창조했다.

그는 1939년 마블 코믹스의 전신인 타임리 코믹스에 입사해 사장이자 숙부인 마틴 굿맨의 편집 조수로 일했다. 스탠리는 '캡틴 아메리카' 각본을 쓰는 것을 시작으로 슈퍼히어로의 세계를 창조했다. 제2차 세계대전 중이던 1942년에는 미국 육군에 입대해 보훈교육용 영화 각본을 쓰는 일을 했다. 제대 후 마블 코믹스에 재입사하고 훗날 마블 코믹스 편집장과 마블 엔터테인먼트 사장 등을 연임했다.

스탠리의 공식 트위터 계정에는 그의 출생과 사망 연도를 알리는 '1922-2018'이라는 숫자와 '엑셀시오르(Excelsior)'라는 단어가 적힌 추모 사진이 올라왔다. 엑셀시오르는 '더욱더 높이'라는 뜻으로 스탠리가 인터뷰에서 자주 사용한 단어다.

트위터에는 전 세계 팬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분에게서 행복을 얻었을까요. 저 역시 빼놓을 수 없죠. 마블의 아버지는 정말 많은 사람에게 웃음을 줬어요. 얼마나 대단한 삶이며 얼마나 많은 걸 이루셨는지···"라며 애틋함을 드러냈다.

2016년 스탠리는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FPA) 본부에서 슈퍼히어로의 인기가 얼마나 계속될까라는 질문에 "끝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우린 어렸을 때 다 동화를 보면서 자랐지요. 나이를 먹으면서 동화를 더는 읽지는 않지만 보통 사람들이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사람들의 얘기에 결코 싫증을 느낄 수가 없습니다. 슈퍼히어로들의 얘기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입니다"라고 답했다.

슈퍼히어로는 시련을 이기고 성장한다. 보통 사람도 자신만의 영역에서 조금씩 성장하지만, 한계와 시련을 경험하고 좌절하기 일쑤다. 스탠리는 보통 사람을 생각하며 슈퍼히어로를 창조했다. 이제 그는 세상에 없지만, 슈퍼히어로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