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영토전쟁] "한국이 좁다" 금융지주 글로벌 전쟁도 가속화
2018-11-16 10:12
금융지주의 '영토 전쟁'은 해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레드오션인 내수시장에서 벗어나기 위한 금융지주의 글로벌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빅딜로 주목을 끌 수 있는 국내와 달리 오랜 기간 투자를 단행해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하는 해외에서는 조용한 전쟁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대부분 금융지주가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전력투구하고 있어 경쟁은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신한금융은 전 세계 20개국에서 187개 영업망(지점과 영업소 등)을 구축해 국내 금융지주 중 가장 광대한 글로벌 영업망을 갖춘 것으로 조사됐다. 신한은행을 필두로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신한생명 등 다수 계열사가 해외 진출에 동참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신한금융보다 많은 국가(24개국)에 진출해 164개 영업망을 구축, 2위에 올랐다. KEB하나은행이 대부분의 영업망을 구축했고 하나금융투자 등 일부 계열사도 해외시장 개척을 시작한 상태다.
하나금융은 2016년 말 143개 영업망에서 1년 6개월 만에 21개를 추가로 확장했다. 이 기간 미국 쪽 영업망을 하나 줄인 대신 6개였던 미얀마 영업망을 24개로 18개나 늘린 것이 특이점이다. 하나금융도 인도네시아와 중국 쪽에 대부분 영업망이 집중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지주사들이 발 빠르게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는 것과 달리 농협금융은 정중동(靜中動)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얼핏 보면 농협금융은 해외시장 확장에 큰 관심이 없어 보인다. 농협금융은 최근 몇 년 동안 전 세계에서 7개 영업망을 구축한 것에 만족하고 있다. 농협은행이 5개, NH투자증권이 2개 영업망을 운영하는 것이 전부다.
그러나 농협금융은 다른 나라에서 농협과 유사한 기관과 손을 잡아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2016년 우리나라 농협중앙회와 유사한 성격을 가진 중국 공소그룹유한회사(이후 공소그룹)와 손을 잡은 것이 대표적이다. 현재 농협금융은 공소그룹과 함께 은행, 보험 등 합작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또 미얀마 재계 1위 투(HTOO)그룹과 농기계 보급판매 및 금융지원 등 통합 사업모델을 논의하고 있다. 농협금융만이 할 수 있는 해외진출 방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들이 포화상태인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성장 잠재력이 큰 동남아시아 등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며 "내년에도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글로벌 영토 전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