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방문 늘어나고, 中정부 태도 달라졌다"... 관광업계 활기 되찾나?

2018-11-07 08:40
지난달말 산둥성 지난시에서 한국관광설명회...지난시 정부 적극 참여
이달 초 서울에서 열린 하이난관광설명회에는 성장 직접 찾아
업계 관계자 "여행상품 개발 해달라는 중국측 요청 늘었다"

 한한령 이후 최대규모인 중국인 단체 유커로 800여명이 한국을 찾은 중국 '한야화장품' 임직원 단체 관광객들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장충동 신라면세점을 방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한국관광공사는 최근 중국 산둥(山東)성 지난(濟南)시에서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한 한국관광설명회를 개최했다. 주목되는 점은 지난시여유발전위원회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설명회가 진행됐다는 것이다.

# 중국 하이난(海南)성 정부는 이달 초 서울에서 대규모 관광설명회를 열었다. 이 행사에는 하이난성 성장을 비롯해 수십 명의 정계인사와 여행업계 관계자가 참석했다.

지난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 여파로 차갑게 얼어붙었던 한·중 관광업계의 교류가 최근 들어 부쩍 늘어나고 있다. 본격적인 해빙 분위기에 양국 관광업계가 다시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 한국관광설명회 개최에 중국 시 정부 적극 지원

법무부 인천공항 출입국·외국인청에 따르면 올해 중국 국경절 연휴기간(10월 1~7일) 한국을 찾은 중국인 수는 8만5588명으로 지난해(6만2855명)보다 36% 늘어났다. 이는 사드 영향을 받기 이전인 2015년~2016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면세점 매출도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었다. 롯데면세점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8% 늘어났고, 신세계면세점은 16% 늘었다.

올 상반기 중국 정부가 산둥성,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6개 성·직할시에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하면서 한국을 찾는 중국관광객수가 회복세에 들어선 양상이다.

더욱 고무적인 점은 중국 정부의 태도가 적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31일 한국관광공사가 지난시에서 개최한 한국관광설명회에는 지난시 정부와 중국 다수 여행사가 참여했다. 곽상섭 한국관광공사 산둥지사 대표는 아주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설명회는 소극적이었던 이전과 다르게 지난시여유위원회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수월하게 진행됐다”며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곽 대표는 “비록 1선 도시는 아니지만 이번 설명회를 통해 양국의 인적 교류가 향상되고, 여행객 유치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올해 말 칭다오와 지닝(濟寧)에서도 한국관광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하이난국제관광(섬) 한국 설명회에서는 선샤오밍(沈曉明) 하이난성 인민정부 성장이 직접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선 성장은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하이난의 관광지를 소개하면서 “양국의 문화·관광 교류가 늘어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 한국 단체관광 허용, 중국 전역 확대설도 나와

단체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하는 뚜렷한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1000명 규모의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해상을 통해 한국에 들어왔다. 앞서 10월 20일 중국 한야화장품(ANYA, 韓雅) 임직원 820명이 단체 관광 문을 연 이후 유커의 두 번째 공식 방문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 국내 관광업계는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최근 중국 측에서 여행상품 개발 요청과 호텔 문의 등이 늘어나고 있다”며 “에이전시와의 교류도 확실히 늘어났다”고 전했다.

일부 지역에만 국한됐던 한국 단체관광 허용이 내년에는 중국 전역으로 확대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어 내년에는 위축됐던 관광업계가 더욱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관계자는 전망했다.

다만 아직 중국 정부가 한한령을 말끔히 해제한 것은 아니라는 신중한 시각도 있다. 단체 비자 발급 금지, 전세기·크루즈 금지, 온라인 여행 상품 판매 금지가 부분적으로 풀렸을 뿐 과거처럼 본격적으로 수천명의 유커가 한국을 방문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유투어 관계자는 “앞서 긍정적인 분위기가 깨졌던 사례가 종종 있었기 때문에 앞날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사드 이전처럼 돌아갈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