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밤샘줄' 사라진 아이폰 개통식…'차분한 10주년'

2018-11-02 13:16
KT, 사전예약 고객 100명 초청 경품 이벤트…출고가 부담에 '렌탈 서비스' 선봬

KT는 2일 서울 광화문 KT 스퀘어에서 아이폰XS시리즈 개통행사 및 KT 아이폰 10주년 행사를 개최했다. [사진=최다현 기자]


아이폰 국내 상륙 10주년은 차분하고 질서정연했다. 밤샘을 위한 텐트는 없었으며 첫 번째 개통자에 대한 스포트라이트도 이전보다 줄어들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아이폰을 출시했던 KT는 2일 광화문 스퀘어에서 사전예약 고객 중 100명을 추첨으로 초청해 아이폰XS 및 아이폰XS맥스, 아이폰XR 개통행사를 진행했다.

초청된 고객들은 오전 7시 30분 행사가 시작되기 전 행사장에 모여들어 도착 순서대로 번호가 적힌 비표를 수령했다. 줄을 선 고객들은 이른 아침이었지만 새로운 아이폰 시리즈를 만날 생각에 들뜬 표정이었다.

본격적인 행사가 열리기 전에는 스퀘어에 전시된 신형 아이폰을 들여다보면 체험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서 KT는 인기가수 '소유'와 함께 추첨을 통해 △맥북프로(1명) △해외주식 100만원권(1명) △애플워치4(2명) △아이패드(3명) △에어팟(4명) 등 총 11명에게 특별 상품을 증정했다.

초청된 고객 100명 전원에게는 해외주식 10만원(애플, 스타벅스, 마이크로소프트 중 택1), 아이폰 액세서리 센트, 벨킨 강화유리 부착, 보조배터리, 아이폰 10주년 기념 미니케이크가 주어졌다.

2일 서울 KT 광화문 스퀘어에 초청된 100명의 KT 아이폰 사전예약 고객들이 차례로 아이폰XS 시리즈를 개통하고 있다.[사진=최다현 기자]


이동통신사들의 대규모 개통행사와 수백만원 상당의 경품을 받기 위한 선착순 줄 등은 이제 옛말이 됐다. 10년 전 아이폰은 스마트폰의 시대를 연 획기적인 제품이었지만 이제 스마트폰은 제조사와 국적에 관계없이 상향평준화됐다. 굳이 아이폰이 아니라도 선택지가 많아지면서 개통 첫날 제품을 구입하기 위한 이벤트는 일부 마니아들의 행사가 됐다.

또한 마케팅비에 대한 부담도 행사 축소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선택약정할인 확대와 저소득층 통신비 감면으로 인해 통신사들의 실적은 하락하는 추세다. 전통적인 무선사업보다는 미디어사업 등에서 살길을 도모하는 중이다.

떄문에 이날 유일하게 개통행사를 개최한 KT도 아이폰 10주년에 무게를 둔 모습이었다. KT는 행사장 내부에 2009년 아이폰 3gs로부터 시작한 10년 간의 역사를 사진전으로 전시했다.

갈수록 높아지는 아이폰 출고가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맥북 프로에 당첨된 이원구(40세)씨는 이미 아이폰 1호 개통자였던 경험이 있는 '애플 매니아'다. 그와 함께 온 아내 또한 2등 상품인 '신한금융투자 해외주식 100만원권'에 당첨됐다.

이원구 씨가 선택한 제품은 아이폰XS 맥스 256GB. 이 씨가 선택한 제품의 출고가는 170만원에 달한다.

이 씨는 "아이클라우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256GB 모델을 구입했는데, 512GB 모델이 추가되면서 가격이 올라간 것 같이 느껴지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애플도 생각이 있다면 더 올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통신사 지원금 제도나 렌탈 등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고 설명했다.

애플이 고가 정책을 버릴 유인은 없다. 애플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늘어난 629억달러(약 71조2000억원), 순익은 32% 늘어난 141억달러(15조9700억원)다. 아이폰 판매량은 시장조사기관의 예측치를 소폭 하회한 4690만대였지만 평균판매가격(ASP)은 전년 대비 30% 가까이 늘어난 793달러였다.

KT는 출고가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롯데렌탈과 'KT 프리미엄 렌탈' 서비스를 도입했다. 렌탈을 이용하면 2년 뒤 중고 단말기 기대 보상 가격을 미리 반영해 이용 부담을 낮출 수 있다.

이현석 KT 디바이스본부장은 "10년 전 3gs를 출시했을 때부터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10주년을 맞아 감회가 새롭다"며 "아이폰XS 시리즈 예약가입자가 전작에 비해 증가하는 등 고객들의 반응이 뜨거운데 KT가 선보이는 혜택과 프로그램으로 새 아이폰을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