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종교·양심적 병역거부 무죄 판결… 대체복무제 도입에도 영향 미칠까?

2018-11-02 00:02

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양심적 병역거부 관련 대법원 판결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대법원이 종교적 신념에 따라 입대를 거부하는 종교·양심적 병역거부를 무죄로 인정함에 따라 대체복무제 도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여호와의증인 신도 오승헌(34)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종교적 신념이 정당한 병역거부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유죄를 선고한 2004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14년 3개월 만에 뒤집힌 것이다.

이같은 판결이 나오면서 대체복무제 도입 시기가 주목을 받고 있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지난 6월 병역거부자에 대한 처벌 조항이 합헌이라면서도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이 헌법에 합치하지 않는다고 결정한 바 있다.

이는 종교·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대체복무를 만들어 형사처벌을 피할 수 있도록 하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현재 국방부와 병무청 등은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군당국은 대체복무자들이 교도소, 구치소 등 교정시설에서 합숙 근무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복무기간은 육군 병사 기준 1.5배안(27개월)과 2배안(36개월)이 검토 중이다.

국방부는 대체복무제가 병역기피 수단으로 악용하는 것을 막고, 현역병과의 형평성 시비를 없애기 위해 36개월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대법원 판결이 대체복무 기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방부와 병무청 등은 이번 대법의 새로운 판례에 부합하는 정부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르면 다음 주 중으로 정부안을 확정해 병역법 개정안 및 양심에 따른 대체복무에 관한 법률 제정안 등을 입법예고할 예정이다.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면 헌법재판소의 권고대로 늦어도 오는 2020년 1월부터는 대체복무제가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