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식 병무청장 "여성징병제 시기상조…현역 복무연장 불가능"

2023-07-05 18:19
"대체복무 단축, 헌재 결정 나올 때까지 판단 보류"

이기식 병무청장이 5일 서울 용산구 육군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병무청]
 
이기식 병무청장이 군입대 자원 부족과 관련해 현역 복무를 연장시키는 방안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인구 감소에 따라 대안으로 거론되는 여성 징집도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기식 병무청장은 5일 서울 국방부 육군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역병 복무기간 연장에 대해 “현실적으로 단축됐던 복무기간을 늘릴 수는 없을 것”이라며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육군 기준 현역병 복무기간은 1993년부터 26개월을 유지해왔으나, 2003년 병역 부담 완화 차원에서 24개월로 줄었다. 이후 2018년부터 현재까지 18개월이 유지되고 있다.
 
이 청장은 여성 징집제에 대해서도 “시기상조인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더구나 인구가 감소하는 시점에 여성을 징병한다는 것은 사회 갈등만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청장은 “이미 1차 병역 자원감소는 끝났고 2030년대 중반까지는 현 수준의 병역자원이 유지된다”며 “그 이후의 병역자원 감소에는 국방혁신 4.0에서 추진 중인 무인화·과학화를 통해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 기간을 현행 36개월에서 27개월로 단축하자는 병무청 대체복무심사위원회의 제안에 대해 이 청장은 “대체복무와 관련해 100건이 넘는 헌법소원이 제기돼 있다”며 “헌재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판단을 보류하고 있으며, 헌재의 결정 방향과 일치시켜 나가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체복무제는 2019년 12월 국회가 개정한 병역법을 바탕으로 2020년 10월 처음 시행됐다. 이보다 앞선 2018년 6월 헌법재판소가 종교적 신념 등에 따른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를 규정하지 않던 기존 병역법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게 계기가 됐다.
 
병무청 대체역심사위는 올해 4월 △병무청에 대체역 복무기간을 현행 36개월에서 육군 현역병 복무기간의 1.5배인 27개월로 줄이고 △복무 장소를 법무부 교정시설에서 합숙 시설이 구비된 소방서와 119안전센터로 넓히자고 제안했다.
 
이 청장은 이날 방탄소년단(BTS) 입영에 대해서도 확고한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병역의 의무는 국익보다는 공정이 우선이며 국익 차원에서 BTS의 군 복무를 면제해줘서 이것이 선례가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모든 의무자는 법에 따라 공정하게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청장은 전문연구요원·산업기능요원 등 보충역 제도에 대해서는 “축소하는 것이 병무청의 생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