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증세효과 본격화…성장속도 더딘데 세금풍년 이어질 듯
2018-10-30 15:31
소득‧법인세 최고세율 인상-부동산세제 강화 등 영향
성장률은 떨어지는데 국세수입은 매년 급등
성장률은 떨어지는데 국세수입은 매년 급등
경기부진 속 세수호황이라는 우리 경제의 이질적인 모습이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당장 소득세와 법인세의 최고세율 인상분이 내년에 본격 걷히기 시작한다. 강화된 부동산 관련 세제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득세수 증가분도 세수호황에 한몫 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도 국세 세입예산안을 299조30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예산안인 268조2000억원보다 31조2000억원 많다.
정부는 내년 소득세는 올해 예산대비 7조6000억원(10.4%) 늘어난 80조5000억원, 법인세는 16조2000억원(25.7%) 늘어난 79조3000억원으로 추산한다. 부가가치세도 4조9000억원(7.3%) 증가한 72조2000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내년 국세수입은 정부의 예측치를 크게 웃돌아, 3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우선 법인세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일부 대기업의 매출 증대로 세수가 정부의 예상을 뛰어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기업이 내게 될 법인세가 사상 최대인 16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추정치가 나오는 상황이다.
소득세는 최저임금 인상과 부동산 관련 세수의 증가폭이 크다. 정부는 내년 양도소득세가 14조2565억원 걷힐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올해 예상치(10조2795억원)보다 38.7%(3조9770억원) 급증한 수준이다.
근로‧종합소득세는 각각 4.2%(1조5066억원), 6.7%(1조1164억원)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월간 재정동향’ 10월호에 따르면, 8월 한 달 동안 추가로 걷힌 근로소득세는 4000억원, 양도소득세는 6000억원이다. 여기에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관련 세제가 강화돼 추가세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물론 국내외 기관들은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3%대 성장률을 기록한 이후, 내년까지 성장속도가 둔화된다는 것이다. 경기 확장 국면이 아님에도, 걷히는 세금은 매년 크게 늘어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국세수입이 300조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측한다.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은 올해 1~8월 누계 국세수입을 지난해 같은 기간 진도율(71.4%)로 적용하면, 정부의 당초 예상치보다 30조원이 더 걷혀 298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봤다.
최근 3년간의 평균 진도율(70.7%)을 적용하면 301조6000억원이다. 올해 세금이 과거 추세대로 걷힌다면, 올해 국세수입은 300조원 수준이 될 것이라는 의미다.
올해 1~8월 누계 국세수입은 213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3조7000억원이 많이 걷혔다. 이에 대해 김동연 부총리는 29일 종합국감에서 “진도율만 보면 그렇지만, 20조원 내외로 더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