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15% 6개월 인하....시장에선 한달여 반짝 인하 우려
2018-10-30 15:23
정부, 11월 6일부터 5월 6일까지 유류세 15% 한시적 인하 시행 의결
다만, 2008년 유류세 인하시 휘발유ㆍ경유 각각 10일ㆍ40일만에 이전가격 되돌아가
다만, 2008년 유류세 인하시 휘발유ㆍ경유 각각 10일ㆍ40일만에 이전가격 되돌아가
11월 6일부터 유류세 15% 한시 인하로 주유비가 저렴해진다. 휘발유는 1ℓ 당 123원, 경유는 1ℓ 당 87원의 인하효과를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지난 24일 혁신성장·일자리 창출 지원방안을 발표한 뒤 체감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정부의 첫 정책시행인 셈이다.
그러나 당초 서민·영세자영업자 등의 유류비 부담을 줄이고 구매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와 달리, 국민 체감도를 높일 수 있을지에는 기대감이 떨어지는 분위기다. 특히 10년 전 유류세 인하시기처럼 반짝 인하효과만 나오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번 개정안은 최근 유가상승, 내수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영세 자영업자 △중소기업 △서민 등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휘발유·경유·LPG 부탄에 대한 유류세가 다음달 6일부터 내년 5월 6일까지 한시적으로 인하된다.
유류세 인하 방안은 지난 24일 혁신성장·일자리 창출 지원방안에서 발표된 바 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각각 △휘발유 123원/ℓ △경유 87원/ℓ △LPG부탄 30원/ℓ의 가격 인하요인(VAT 10% 포함)이 발생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4일 대책발표 이후 국제유가를 보면, 이전보다 하락폭이 크지않아 국내 휘발유 가격은 1690원, 경유 가격은 1495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향후 유가 변동과 관련, 2008년과 같은 단기간의 급등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캠브리지 에너지 연구소(CERA 9월) 역시 두바이유가 지난달 배럴당 77달러에서 △올해 4분기 76달러 △내년 1분기 81달러 △내년 2분기 80달러 등의 변화를 예상했다.
정유사들은 다음달 6일 세금이 인하된 가격으로 주유소에 유류를 공급할 예정이다. △대한석유협회 △한국석유유통협회 △한국주유소협회 △한국자영알뜰주유소협회 등은 30일 공동성명을 내고 "유류세 인하 정책에 따른 효과를 소비자가 최대한 빨리 체감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는 당장 11월 6일부터 세금 인하분을 반영해 주유소 등에 제품을 공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소비자가 유류세 인하를 체감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오피넷)를 통해 주유소별 경쟁에 따른 가격인하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반면, 재고물량 소비까지 시일이 걸리는 만큼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조기에 가격반영이 가능한 직영 및 알뜰주유소와 달리, 일반주유소는 재고소진 시기가 일반적으로 10~12일가량 소요된다. 특히 24일 대책 발표 이후 6일까지는 13일의 시차가 생긴다.
이밖에 주유소 간 주유비 담합에 대해 정부가 감시를 강화한다지만, 가격 담합에 대한 모의행위 여부를 공정거래위원회가 이 시기에 별도로 살펴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또 2008년 3월 10일 유류세를 인하한 뒤, 반짝 세율 인하효과가 났다는 점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당시 세율 인하 후 휘발유는 10일, 경유는 40일 뒤에 인하 전보다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국제유가의 향후 변동성이 낮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위험요소다.
유류세 인하의 소득 역진적 측면에 대한 이견도 상당하다. 모든 차량에 동일하게 15%의 유류세 인하를 적용하는 만큼, 연료탱크가 큰 고배기량 차량일수록 많은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유류세 인하와 관련 △국제유가 △세수문제 △환경문제 등 3가지 변수가 있으며 짧게 운영하는 게 맞다"면서도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서민과 영세자영업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다양한 경제정책 중 하나로 봐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