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수익 악화 현실화…1위 신한카드도 '휘청'

2018-10-25 16:39

자료: 신한카드

연이은 가맹점 카드수수료 인하 조치로 카드사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하고 있다. 

업계 1위 신한카드의 3분기 누적(1~9월)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이상 급감했고, KB국민카드의 3분기 누적 순이익도 8% 가량 감소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사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신한카드의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95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806억원)보다 49.3%나 감소했다.

3분기 순익만 놓고 봐도 1136억원으로 전년 동기(1428억원) 대비 20.4% 줄었다.

신한카드의 총자산이익률(ROA)도 처음으로 1%대로 추락했다. ROA는 총자산에서 당기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다.

2013년 이후 신한카드의 ROA는 2~3%대를 유지했고 작년 말에는 3.63%까지 올랐다. 그러나 올해 3분기 들어 1.94%로 곤두박질쳤다.

신한카드의 수익성이 급감한 데는 지난해 1분기 2758억원의 대손충당금 환입이 발생했고, 추석연휴에 따른 결제일 감소로 충당금 전입액이 300억원(세후) 증가한 일회성 요인이 한몫을 했다. 그러나 이를 제외하더라도 정부의 연이은 카드수수료 인하 조치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2015년 영세가맹점 카드수수료를 1.5%에서 0.8%로, 중소가맹점 카드수수료를 2.0%에서 1.3%로 각각 0.7%포인트 낮췄다. 이후 올해 7월에는 밴(VAN) 수수료 산정체계 개편을 통해 소액 다건 일반가맹점의 수수료율을 인하했고, 카드수수료 상한선도 2.5%에서 2.3%로 낮췄다.

여기에 다음 달 발표되는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재산정 논의 결과가 1조원 가량의 수수료 절감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내년에는 온라인 판매업자 및 개인택시 사업자에 대한 우대수수료율 적용 등 수수료 인하 조치가 적용된다.

국민카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국민카드의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45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증가했다. 그러나 캠코 채권 매각 관련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전년 동기보다 7.9% 감소했다. 3분기만 봤을 때는 바로 직전 분기보다 20.6% 감소한 수치다. 

이처럼 카드수수료 인하 악영향으로 인해 상위 카드사들의 실적 부진이 현실화하면서 뒤이어 실적을 발표하는 카드사들도 순이익도 다소 쪼그라들 것으로 보인다. 26일에는 삼성카드와 하나카드를 비롯해 현대·우리·롯데카드의 실적 발표가 예정되어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 사용이 늘면서 자산은 늘어났지만 가맹점 카드수수료 인하, 대출상품 금리 인하 등으로 영업이익은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며 "물론 일회성요인이 작용한 것도 있지만 수수료 인하로 이익이 줄어든 부분을 간과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줄어드는 수수료수익 구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수익 자산 축소, 신규 수익원 강화 등 카드사 스스로 마케팅 체질을 개선하는 것 뿐"이라며 "빅데이터 분석, 글로벌 사업 등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