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비핵화 견인책 필요"…영국·독일 총리 '공감' 의사 표시
2018-10-19 21:56
아셈서 英·獨 총리와 회담…메이·메르켈 "北 CVID 위한 확실한 행동 보여줘야"
아셈(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벨기에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및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잇따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비핵화 조치 촉진을 위한 견인책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을 나눴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아셈이 열리고 있는 유로파 빌딩에서 메이, 메르켈 총리와 잇따라 가진 회담에서 "북한은 작년 11월 이후 핵과 미사일 실험을 중단했고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동창리 미사일 실험장·발사대 폐기 약속에 이어 미국의 상응 조치 시 플루토늄 재처리 및 우라늄 농축 핵물질을 만들 수 있는 영변 핵시설 폐기 용의까지 밝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계속 비핵화 조치를 추진하도록 국제사회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중심으로 견인책에 대한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이에 메이 총리와 메르켈 총리는 문 대통령이 언급한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를 더욱 촉진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을 표시했고, 북한도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위한 좀 더 확실한 행동을 보여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영국의 메이 총리에게 "적어도 북한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비핵화를 진척시키면 대북 인도적 지원이나 제재완화가 필요하고, 그런 프로세스에 대한 논의가 유엔 안보리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메이 총리는 "지난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문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 문제를 진전시키는데 핵심적 역할을 하셨다"며 "대통령의 노력으로 한반도에 이전과 다른 환경과 기회가 조성될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도 "문 대통령이 보여준 용기와 결단에 대해 감사드리며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단으로 한반도 비핵화 문제가 진전되고 있어 기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메이 총리와 메르켈 총리에게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두 정상의 일관된 지지에 대해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한·영 정상회담이 메이 총리의 아셈 발언 순서로 20분 만에 조기 종료되자 독일·태국 총리와의 회담이 끝난 뒤 아셈 본회의장에서 메이 총리를 다시 만나 15분간 추가로 한반도 비핵화 방안에 대해 집중 논의하기도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에게 한국 철강에 대한 EU(유럽연합) 세이프 가드 조치 제외를 요구했고, 한국의 만성적 대(對)독일 무역적자 해소에 관해서도 관심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와 회담에서는 다음 달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내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 서울 개최 계획이 공식 발표될 수 있도록 지지를 당부했다.
쁘라윳 총리는 "아셈 참석 직전 태국 주재 북한대사를 통해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생산적 대화가 이뤄지고 있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 진전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두 지도자의 노력을 전폭 지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