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한복판서 장애인 택배기사 '폭행' 논란…알고보니 친형제?
2018-10-19 09:54
폭행주장 남성 "형이 알려주는 데로 안해서 욱했다"
서울 대낮 도로 한복판에서 택배 기사가 장애인으로 보이는 다른 택배 기사를 폭행하는 영상이 온라인에서 확산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직장 동료가 아닌 형제 사이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마포경찰서 측은 19일 "때린 사람이 동생, 맞은 이는 형으로 밝혀졌다"며 "오늘 오전 중 두 사람 모두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18일 보배드림에는 '마포구 택배기사 지적장애인 폭행 영상 공유합니다'라는 제목의 글과 영상이 올라왔다. 2분 27초짜리 영상에는 택배기사 유니폼을 입고 화물차에 택배용 물품을 나르는 남성 2명이 담겼다.
화물차 안에서 짐을 건네받던 A씨는 B씨가 마음에 들지 않은 듯 겁을 주기 시작했다. 입에 담배를 문 채 B씨의 뺨을 때린 A씨는 화물차에서 내려와 10여 차례에 걸쳐 B씨의 얼굴과 머리를 때리거나 발로 가슴을 차며 무차별 폭행했다.
A씨는 2분간의 폭행에도 분이 풀리지 않은 듯 B씨를 화물차 짐칸으로 밀어 넣고 문을 잠그고, A씨가 화물 탑차의 옆문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이고는 탑차 안이 흔들리는 장면까지 담겼다.
이후 논란이 지속되자, A씨는 해당 사이트에 19일 새벽 '공덕오거리 폭력 택배기사입니다' 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자신을 "동영상의 인물"이라고 주장한 글쓴이는 "정말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글쓴이는 "동영상 속 저한테 맞은 인물은 제 친형이다. 아아버지는 초등학교 2학년 때 돌아가시고 가족은 오른쪽 마비로 손을 사용하지 못하는 어머니와 장애를 가지고 있는 형, 이렇게 세 명"이라며 "형의 약과 어머니를 책임지기 위해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형이 안타까워서 힘들고 측은하기도 하지만 인간인지라 가끔 너무 화가 날 때가 있다"며 "몇 번을 말해도 (물건을) 알려주는대로 안 해서 순간 너무 욱해서 폭력을 행사했다. 참아야 하고 더 감싸주고 보살펴줘야 하는 것도 알고 있는 제가 그랬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어머니가 영상을 보시게 되면 너무 가슴 아파 하실 것 같아 더 죄송스럽다"며 "분노를 잘 조절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고 형은 어머니를 설득해 입원치료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