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부총재 "北 가입 전 지원 가능성 있지만 아직 논의는 일러"

2018-10-17 14:34
한국생산성본부 주최,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 콘퍼런스' 참석차 방한
"북한, 가입하려면 국제사회 기대 부응해야"

마무드 모히엘딘 세계은행 수석부총재가 17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무드 모히엘딘 세계은행(WB) 부총재가 북한에 대한 지원 가능성을 내비쳤다. 다만 아직은 지원을 논의하기엔 이르다는 단서를 달았다.

모히엘딘 부총재는 17일 한국생산성본부가 개최한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 콘퍼런스'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WB에서도 북한을 금전적·기술적으로 지원할 가능성은 있다"며 "WB의 경험을 봤을 때 새로운 회원국이 완전한 회원국으로 되기 전에 지원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기에 대해서는 "적절한 시기가 도래했을 때"라며 선을 그었다.
 
북한의 WB 가입 가능성과 관련, "원칙적으로 WB의 회원국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 환영하지만, 창립국을 포함한 어느 나라든 따라야 할 기준과 과정이 있다"며 "북한이 회원국이 되려면 평화와 안정에 대한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회원국이 되기 위해서는 특정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이런 절차는 지금까지 가입한 모든 국가가 거쳤기 때문에 비밀이 아니다"고 밝혔다. WB에는 지금까지 총 189개 국가가 가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한국의 능력만으로는 북한을 돕는 데 한계가 있어, 북한 인프라를 지원하는 국제적 펀드 등이 조성돼야 한다"며 "WB나 세계경제포럼, 아시아개발은행 등에서 북한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북한도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국제기구에 가입해 개방적 개혁에 나설 뜻을 갖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13일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김용 WB 총재 등을 만나 북한의 개혁·개방에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모히엘딘 부총재는 WB에 가입하려면 IMF와 같이 공동 가입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제사회의 기대와 관련, "그(북한이 부응하는)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한국에 있는 분들이 가장 먼저 알 것"이라며 "가입 신청국이 준비되면 우리는 관련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생산성본부가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이번 콘퍼런스에는 국내 50여 대기업 및 해외 기관 등에서 500여명이 참석했다.

올해 콘퍼런스에서는 기업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성공적으로 창출한 우수사례를 포함, 지속가능경영 글로벌 혁신 트렌드 등에 대한 열띤 논의가 이어졌다. 또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에 편입한 46개 지속가능성 우수 기업에 대한 인증 수여식도 진행됐다.

모히엘딘 부총재는 지속가능경영의 동향과 기업의 혁신 사례를 제시하고,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참여가 민간 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임을 강조했다.

그는 "농업·에너지·도시화·보건 등 주요 이슈와 관련해 사업기회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연간 12조 달러의 경제적 가치와 3억80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규성 한국생산성본부 회장은 "우리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수준이 지난 10년간 크게 향상됐지만, 기업의 역할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주목해야 할 때"라며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이익을 함께 추구하는 비즈니스 모델에 주목하고, 국제기관이나 투자자 측면의 제도적 변화 및 4차 산업혁명과 같은 기술혁신에 대응해 지속가능한 미래 청사진을 그려가야 한다"고 말했다.

노규성 한국생산성본부 회장이 17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2018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국제 콘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 = 한국생산성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