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핀테크, 금융 선순환을 이끌다

2018-10-15 19:00

[사진= 8퍼센트 제공]


대출자와 투자자를 연결하는 P2P금융 서비스 사업을 하다 보면 고객들의 다양한 얘기도 듣게 된다. 대출자로 8퍼센트를 찾았던 고객이 대출금을 모두 상환하고, 월급 가운데 일부로 P2P 투자를 시작했다는 소식을 종종 듣는다.

과거 이들 고객은 은행 대출 이용이 어려워 고금리 대출을 이용했는데, 중금리 대출을 통해 이자를 절반 수준으로 줄여 빠르게 부채를 상환하고 투자자로 돌아온 것이다. 물론, 투자자가 또 다른 도약을 위해 대출을 하는 경우도 있다.

도움을 받았던 플랫폼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투자자로 돌아오거나 새로운 시작을 위해 대출을 이용하는 사례들을 보면서 회사가 지향하는 선순환이 시작되고 있다는 반가운 마음이 든다. 이처럼 P2P금융은 금리 단층이라고 불리는 신용등급과 적정 금리의 불일치 현상을 해소해 상생을 도모하는 핀테크 서비스다.

P2P금융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투자자와 대출자를 연결해준다. 투자자는 은행 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고, 대출자는 기존 2·3금융권에 비해 낮은 금리의 대출을 편리하게 받을 수 있다.

해외에서도 핀테크를 통한 선순환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미국에는 '언더뱅크드(underbanked)'라고 불리는 계층이 있다. 은행 통장은 있지만 금융기관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서민들로, 신용 대출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을 뜻한다. 그런데 최근 이들이 핀테크 서비스의 발전으로 능동적인 자산 관리에 나서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다. 또한 P2P금융 플랫폼 '키바(KIVA)'의 경우, 자영업에 종사하는 소수인종의 대출비중이 60%를 넘어섰다. 온라인 금융서비스가 금융 취약계층에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은행권에서 사용하는 용어 중 '관계형 금융'이 있다. 금융사가 재무·신용등급 등 정량적 정보에만 의존하지 않고 기업에 대한 지속적 거래·접촉, 현장 방문 등을 통해 얻은 비계량적 정보를 바탕으로 지분투자, 장기 대출 등을 지원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기존 금융기관에서 사용하는 일반적인 기준 외에 다양한 요소로 대출 여부를 판단하는 것인데, 이와 같은 것이 P2P대출에서는 기업과 개인 대출에 활용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P2P금융 플랫폼은 은행과 관계를 맺기 어려워 고금리 대출을 이용했던 분들에게 중금리 대출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금융 취약계층의 기회는 곧 경제 성장의 기회로 연결될 수 있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존 콜린스 금융무역은행연합(BAFT) 국제정책 부총괄은 "소기업의 핀테크 대출로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약 4%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맥락으로 국내에서도 핀테크 서비스를 통해 유망 소상공인들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하면서 생산 활동을 이어간다면 우리 경제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중금리 대출을 주력으로 삼는 8퍼센트의 경우에도 다양한 개인, 소상공인, 중소기업이 P2P대출을 통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사례를 흔히 볼 수 있다.

과거 G20 재무장관회의에서는 금융 소외계층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포용적 디지털금융 원칙'이 제정되기도 했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 시대, 정보 격차로 자칫 소외되기 쉬운 계층과 함께 성장하자는 포용적 금융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P2P금융의 경우, 점포 임대료와 자금 재고 비용 등을 효과적으로 절감해 그 비용을 혜택으로 돌려주기 때문에 그동안 금융권에서 소외받았던 대출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술과 금융이 결합된 핀테크 플랫폼들은 다양한 계층을 포용하려는 인간적인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 앞으로 핀테크 플랫폼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