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억명 시청' 국제 모터스포츠 우승 노리는 현대차

2018-10-07 19:35
WRC, WTRC 동반 1위 기대감
정의선 수석부회장 오랜 염원

'i30 N TCR'(사진 왼쪽)과 'i20 쿠페 WRC'


현대자동차의 모터스포츠팀이 ‘월드 랠리 챔피언십(World Ralley Championship, 이하 WRC)'과 '월드 투어링카 컵(World Touring Car Cup, 이하 WTCR)' 에서 시즌 동반 우승을 노린다.

현대차는 세계 최고 권위의 모터스포츠에서의 선전을 바탕으로 브랜드 인지도 제고는 물론, 판매 확대와 양산형 고성능차 개발까지 선순환을 이뤄낸다는 방침이다.

7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 WRC팀인 '현대 쉘 모비스 WRT(Hyundai Shell Mobis WRT, 이하 현대 월드랠리팀)'는 '도요타 가주 레이싱(Toyota Gazoo Racing)'팀과 치열한 1위 다툼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16일 마무리된 10차 대회인 터키 랠리까지 마친 상황에서 총점 279점으로 총점 284점인 도요타 가주 레이싱팀과 불과 5점차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WRC는 매 시즌 전 세계를 순회하며 모두 13차례 경기를 치른 뒤 이를 종합해 우승팀을 정한다.

현대 월드랠리팀은 9차 대회인 독일 랠리까지 1위를 유지했지만 10차 대회에서 5점차의 역전을 허용했다.

하지만 WRC는 한 대회만으로도 10~20점차는 충분히 뒤집을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남은 3개 대회에서 재역전을 통한 첫 우승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현대차는 2014년부터 WRC에 출전해왔다. 첫 해엔 8개 팀 중 4위, 2015년 3위, 2016년과 지난해에는 2위를 차지한 데 이어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1위를 노리고 있다.

어느 해보다 치열한 접전이 펼쳐지고 있는 올 시즌 대회에서 현대 월드랠리팀이 시즌 종합 우승을 달성할 경우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통한 엄청난 홍보 효과는 물론 양산차의 성능 향상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 전 세계 시청자만 연간 8억 명

현대차가 공들이고 있는 WRC는 국제자동차연맹(FIA)가 주관하는 세계적인 자동차 경주 대회로 서킷에서 300km/h 이상의 초고속으로 승부를 겨루는 포뮬러원(F1) 대회와 함께 국제 자동차 경주 대회의 양대산맥이다.

미디어 노출을 통한 연간 경제적 효과 역시 월드컵 결승전(약 1조원)의 60% 수준으로 추정된다.

WRC는 판매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현대차는 WRC에 본격 참가를 시작한 2014년 유럽 시장에서 2013년 대비 0.4% 증가한 42만4021대를 판매했다. 지난해에는 52만3258대를 판매하는 등 4년간(2013~17년) 연평균 성장률 5.5%의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WRC 출전 차량인 i20 역시 2013년 21만6522대에서 지난해엔 28만6241대로 32.2% 증가하며 4년간 연평균 성장률 7.2%를 보였다.

 

◆ WTCR서도 고성능 양산차 기술 뽐내

현대차는 WRC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양산차를 개조한 레이싱카로 하는 서킷 경주인 WTCR에도 지난해 뛰어들었다. WTCR은 다만 F1이나 WRC처럼 자동차 제조사가 직접 출전하는 방식이 아니라 제조사가 개인 또는 프로 경주팀에 경주용 차를 공급해 간접 참여하는 방식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열린 TCR 인터내셔널 시리즈에서 우승을 한 데 이어 올해 WTCR에선 i30 N TCR로 출전한 2개 팀(BRC 레이싱팀·이반 뮐러팀)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하며 우승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모터스포츠에서의 선전은 브랜드의 기술력과 위상, 인지도를 높이는 지름길"이라며 "또 모터스포츠 참가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고성능차를 개발하거나 양산차에 기술을 이식해 제품의 품질과 완성도를 높이고 이를 통해 차량 판매를 늘리는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고성능차 사업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의 꿈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2012년 부터 현대차의 고성능차 사업을 추진해왔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6일 체코에 방문했다가 웨일즈랠리 관람을 위해 영국으로 출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