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구하라, 없는 잘못 사과할 필요 없어…가해자의 당당한 태도 가슴 아파"

2018-10-04 17:10
"연예인 성관계 유출 사건 봤을 때 구하라 느꼈을 두려움 생각해 달라"

전 남자친구와 폭행여부를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는 아이돌 그룹 카라 출신인 구하라(27)가 18일 오후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가수 구하라가 4일 전 남자친구 A씨로부터 성관계 동영상을 빌미로 한 협박을 받았다고 밝힌 가운데,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가 "구씨는 죄송할 필요 없다. 없는 잘못까지 사과할 필요 없다"고 밝혔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 글을 읽은 모두가 구씨를 지지해 주길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센터 측은 "유포 협박은 상대를 자신이 원하는 행동을 하도록 조종하기 위해 성관계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는 것으로, 단순 협박과 달리 성폭력으로 봐야 한다"며 "영상이 유포되면 남자와 여자가 함께 성관계를 했어도 여자의 인생만이 크게 망가질 것을 아는 남성 가해자가 불평등한 성별 위계를 이용해 저지르는 범행이라는 점을 고려해서 다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포 협박을 당하는 피해자는 경찰에 신고하기 어렵다. 신고하는 순간 유포해버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며 "실제로 가해자 A씨는 자신의 행위가 협박죄에 해당한다는 말을 듣고도 자신은 협박으로 들어가도 된다며, (협박으로 신고하면) 올려버리겠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 가해자 주제에 '나는 협박으로 들어가도 상관없다'라는 당당한 태도로 나오는데도 피해자는 어디에 말도 못 하는 현실이 너무나 가슴 아프다"고 밝혔다.

센터 측은 "구씨는 A씨에 의해 억울하게 일방적인 폭행 가해자로 몰렸지만 제대로 된 반박조차 하지 못했다. 과거의 연예인 성관계 유출 사건들을 봤을 때, 한번 영상이 오라가면 사람들은 피해자의 편에 서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영상을 다운받고 시청하면서 가해에 동참하곤 했다"며 "구씨가 느꼈을 두려움을 생각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구하라는 이날 디스패치를 통해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A씨가 예전에 찍어둔 성관계 동영상을 구실로 "연예인 인생 끝나게 해주겠다"고 협박했다고 밝혔다. 구하라 측은 "지난달 27일 전 남자친구 A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협박 및 강요 혐의로 고소했다"며 "A씨의 범죄 혐의에 대해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