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경 시인 별세, 독자들 추모 잇따라… "따뜻한 글로 20대의 고통을 위로. 고마웠습니다"
2018-10-04 14:28
허수경 시인이 지난 3일 별세했다.
시인의 작품을 편집·출간한 출판사 난다 김민정 대표는 4일 "어제 저녁 시인이 세상을 떠나셨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자택에서 밤새 병세가 악화해 다음 날 아침(현지 시간)에 눈을 감으셨다"고 밝혔다.
시인은 위암 말기 진단을 받은 이후 자신의 작품을 정리하는 작업을 해왔다.
1964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난 시인은 대학을 졸업하고 상경해 방송국 스크립터 등으로 일하다 1987년 '실천문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이후 시집 '슬픔 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와 '혼자 가는 먼 집'을 낸 뒤 1992년 돌연 독일로 건너갔다.
시인의 별세 소식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에서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문학청년 시절 허수경 시인의 작품은 처음 만나는 충격이었다. 허수경 시인의 시를 통해 익숙함을 깨야 시적 성취를 얻을 수 있음을 알았다. 아름다운 문장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다른 네티즌은 "십 년 전 내가 동경하던 친구가 좋아하는 목소리로 읽어주었던 시들. 기억하고 싶어서 시집을 사고 책장에 두었다. 지난 봄 이별을 하고 공원 벤치에 앉아 중얼거리며 기도하듯 시를 읽었다. 시인의 언어가 있어서 나는 충분히 슬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 역시 "'슬픔 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를 읽었고 '혼자 가는 먼 집'을 읽었고 어젯밤에는 '너 없이 걸었다'를 읽다가 잤다. 내가 시인 허수경을 읽어온 세월이 30년이다"며 고인을 추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