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사용기] OK 구글, 방탄음악 틀어줘...구글 AI 스피커 ‘구글 홈’ 사용해보니
2018-09-26 09:13
소형 가습기 디자인...인테리어용도로 큰 거리감 없어
부정확한 한국어 발음도 인식...취약한 음원 플랫폼 약점
부정확한 한국어 발음도 인식...취약한 음원 플랫폼 약점
구글 인공지능(AI) 음성인식 스피커 ‘구글 홈’이 지난 18일 한국에 상륙했다. 2016년 첫 출시된 지 2년여 만이다. 구글은 그동안 구글 어시스턴트가 축적한 한국어 실력을 뽐내겠다고 공언했다. SK텔레콤과 KT,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주요 IT기업들이 AI 스피커 제품을 선보인 상황이다. 구글 홈의 경쟁력을 확인하기 위해 추석 연휴에 구글 홈을 직접 사용해봤다.
구글 홈 디자인은 물방울 모양이다. 소형 가습기나 화분을 연상케 한다.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거리감이 없었다. 구글 홈 상단의 비스듬하게 자른 단면은 돋보인다. 여기에는 마이크와 마이크 온‧오프 버튼, 전원 표시등, 스피커 볼륨을 조절하는 터치패드 등이 담겼다. 여기서 사용자의 목소리를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의 불빛이 들어온다. 회색 직물로 싸여있는 하단부는 듀얼 스피커와 라디에이터가 내장됐다.
구글 홈을 사용하려면 우선 별도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구글 홈’을 설치해야한다. 다음엔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스마트폰과 구글 홈을 연동해야 한다. 이용자는 사용 언어 등을 선택할 수 있다. 보이스 매치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등록할 수 있다. 구글 홈은 등록된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구분한다. 사용자 데이터가 쌓일수록 맞춤형 정보 제공이 가능해진다. 목소리는 최대 6명까지 등록할 수 있다.
구글 홈으로 음악을 감상하려면 유튜브 프리미엄(월 7900원)과 벅스뮤직에 유료 가입해야 한다. 유료 회원이 아닌 이용자라도 유튜브 음악 검색을 통해 일부 음원을 들을 수 있다. 재생목록 설정 등에 제약이 있다. 현재 국내 디지털 음원 소비는 카카오M의 멜론(점유율 약 60%)과 KT‧LG유플러스 지니뮤직(약 30%)의 점유율이 지배적이다. 벅스 이용자는 업계 2위 지니뮤직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AI 스피커 이용자의 80% 이상이 주로 음악 감상을 한다. 취약한 음원 플랫폼 기반은 현재 구글 홈의 약점으로 꼽힌다.
구글 홈은 어학 학습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다. 두 개의 서로 다른 언어를 구분, 그에 해당하는 언어로 답변하는 다중 언어 기능이 탑재됐다. 구글 홈 앱 설정에서 ‘한국어, 영어’, ‘영어, 일본어’ 등 두 개의 언어를 선택하면 된다.
구글 홈은 지난 18일부터 정식 판매되기 시작했으나 다수의 서드파티 기능이 출시됐다. 퀴즈를 풀거나 명상 음악을 듣는 지하철 시간표 등을 안내해주는 앱이 대다수다. 금융 정보는 주식뿐만 아니라 비트코인 등의 암호화폐 시세를 알려주기도 한다. 아직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쇼핑 기능은 구현되지 않았다. 주변 마트의 위치를 검색하거나 이마트나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운영 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 종합몰 인터파크에서 최저가 항공권(국내 항공권 한정)도 검색할 수 있다.
구글 홈은 현재로선 일정을 관리하고 날씨 정보와 뉴스 등을 제공하는 개인 비서용도로 적합하다. 다만 이 같은 기능은 이미 수많은 AI 스피커가 제공하고 있어 차별화 요소는 아니다. 관건은 향후 홈 엔터테인먼트와 스마트홈 기능의 강화다. 구글 홈은 전세계 225곳 이상의 파트너 5000여개 제품을 제어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LG전자의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세를 확장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구글 홈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어느 선까지 확대될지가 관건이다.
구글 홈의 가격은 14만5000원이며, 하이마트와 옥션, 일렉트로마트, 이마트, G마켓에서 구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