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밀착하는 중국, '일대일로' 일환 "도로·철도 연결하자"
2018-09-16 14:21
홍콩 SCMP "최근 랴오닝성 '동북아 경제회랑' 구상 제시"
"일대일로 추진의 일환, 북한과 중국 함께 발전하는 길"
"일대일로 추진의 일환, 북한과 중국 함께 발전하는 길"
한반도에 평화 조짐이 일자 이를 의식해 북한과의 정치·외교, 경제적 거리를 바짝 좁히고 있는 중국이 '일대일로(육·해상실크로드)' 추진의 일환으로 한국부터 북한, 중국까지 도로 등을 연결해 동북아시아 경제권을 조성하자는 야심찬 구상을 내놓은 사실이 뒤늦게 부각됐다.
구체적으로는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랴오닝(遼寧)성이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 방안을 지난달 말 공개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4일 보도했다.
랴오닝성은 지난달 27일 '일대일로 종합 시범구 검설 방안'이라는 개발계획안을 공개하고 동북아 정세가 개선되는 상황을 기회로 한국과 북한, 일본, 몽골 등을 아우르는 '동북아 경제회랑'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지역을 운명공동체로 묶고 특히 북·중 접경도시인 단둥과 평양은 물론 한국의 서울, 부산까지 철도와 도로, 통신망 등을 연결한다는 포부다.
또, 북한으로의 관문으로 평가되는 신의주에서 평양, 단둥을 잇는 도로를 새롭게 건설하고 '황금평 경제구'와 '단둥 북·중 국제상호도시 무역구'를 양국 무역협력의 핵심 기반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랴오닝성은 동북아경제회랑 구상 외에 △다롄(大連) 자유무역한 조성 △전면적 개방과 고도의 질적성장 추진 △설비제조업 비교우위 구축과 글로벌 협력강화 △금융서비스 실물경제 지원 역량 강화 및 현대 금융서비스 체계 구축 △민간협력 확대를 통한 이미지 제고와 중화문화 전파 등을 강조했다.
지난 5월 일본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담에 참석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서울~신의주~중국을 잇는 철도 건설 가능성을 언급하고 중국이 최근의 변화 속에서 계속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어 수 개월 뒤인 8월 말 랴오닝성이 구체적인 그림을 그린 것이다.
당시 랴오닝 당국은 "북·중 정상의 중대 공동인식에 따라 우리도 한반도의 바른 정세 변화를 주시하고 이에 따라 북한과의 협력 계획을 꾸준히 세울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뤼차오(呂超)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SCMP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계획은 북한이 발전하려면 도로, 철도 등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중국은 북한과의 경제협력 계획을 논의하고 좀 더 많은 인도적 지원으로 북·중 관계를 발전 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북핵 해결을 위한 돌파구를 찾지 못했고 대북제재도 계속되는 상황으로 이 시점에 중국은 제재 해제 이후의 상황을 준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이는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에게도 새로운 활로를 찾으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뤼 연구원은 "미·중 무역전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랴오닝성이 제시한 방안은 중국의 이웃국이자 경제적으로 강국인 한국, 일본과의 무역액을 늘리기 위한 노력"이라며 "단둥을 통해 북한과 철도, 도로 등을 연결하면 남북한 뿐 아니라 일본까지 무역을 한층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잠시 정체기에 접어드는 듯 했던 북핵 해결의 여정은 최근 다시 시동이 걸리고 있다. 이번주 남북 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이며 이를 통해 북미 북핵 협상 등에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올 들어 수 차례 정상회담을 열고 바짝 북한에 접근했던 중국은 다소 목소리를 낮추는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0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강행할 뜻을 보이는 등 무역전쟁이 여전히 치열한데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협상이 지연되자 중국의 책임이라고 비난한 것 등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남·북 정상회담 관련 소식과 준비과정, 핵심포인트 등을 대대적이고 집중적으로 보도하는 등 한반도 정세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