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완의 국제레이다] 남아공 경기침체 진입 ..커지는 신흥시장 리스크

2018-09-06 08:06


안녕하세요, 아주TV '이수완의 국제레이다'입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 9년 만에 처음으로 경기 침체(recession)에 진입하면서 신흥시장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남아공의 2분기 GDP가 전분기 대비 -0.7%를 기록 했습니다. 1분기 -2.6%에 이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입니다. 일반적으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 경기 침체에 들어간 것으로 평가됩니다.

2분기 0.6% 성장을 기대했던 시장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남아공 랜드화 가치가 2.8% 내리고 국채 수익률은 작년 12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습니다. 4일(현지시간) MSCI 신흥시장 통화 지수는 전날보다 0.6% 하락해 한 달 만에 최대 낙폭을 보였습니다. 올해 2월 부패 정권이 물러나고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고개를 들었던 남아공 경제에 대한 낙관론도 사라지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산업화된 국가인 남아공은 전임 제이콥 주마 대통령과 정부 관리들의 부패 스캔들로 경제가 악화되고 실업률도 30%에 육박하면서 국외 투자가들의 외면을 받아왔습니다.  

철저한 인종차별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의 유산과 아직 씨름하고 있는 남아공에선 최근 토지 개혁을 둘러싼 갈등도 커지고 있습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인구의 10%도 안되는 백인에게 70% 이상 집중된 토지를 무상으로 몰수해 흑인들에게 재분배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터키, 아르헨티나 등에 이어 남아공의 경제 불안이 국제금융시장의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9월에도 투자가들의 근심은 커지고 있습니다. 이달 하순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과 맞물려 신흥시장 리스크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남아공 대통령 "토지 무상몰수 개헌 단호하게 추진" (런던 로이터=연합뉴스)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지난 4월 런던에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회담한 후 말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은 라마포사 대통령이 이날 녹화 방영된 연설에서 백인 소유 토지를 몰수해 흑인들에게 무상으로 재분배하기 위한 헌법 개정을 단호히 밀고 나갈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