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순천대 총장 사퇴…대학 기본역량진단 평가 결과 '후폭풍'

2018-09-03 17:51

순천대 전경[사진=순천대 제공]


호남지역 대표사학인 조선대와 국립대인 순천대 등이 학생 정원을 줄여야 하는 '구조조정' 대상으로 확정되면서 대학가에 후폭풍이 불고 있다.

합격 기준인 '자율개선대학'에서 탈락해 정원 감축과 재정 지원 제한을 받는 대학들을 중심으로 학내 반발은 물론 총장과 함께 보직 교수들의 줄사퇴가 이어지고 있다.

3일 조선대와 순천대에 따르면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대학구조개혁위원회에서 심의한 '2018년 대학 기본역량 진단'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조선대와 순천대는 역량강화대학으로 확정되면서 강동완 조선대 총장에 이어 박진성 순천대 총장과 보직자들이 모두 사퇴하기로 했다.

박진성 순천대 총장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교육부의 '2018 대학 기본역량진단' 결과 우리 대학이 '역량 강화대학'으로 선정돼 이의신청을 했지만 안타깝게도 오늘 최종 결정되었음을 통보받았다"며 "저와 본부 처·단장은 이번 평가 결과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박 총장은 "학내 구성원의 합의를 거쳐 교무처장(총장 직무 대리) 등 보직자를 추천해 주시면 임용절차를 마친 즉시 사퇴할 것"이라며 "만약 추천되지 않더라도 최소한 추천 임용기간을 고려해 이달 말에 지체 없이 사퇴하겠다"고 강조했다.

순천대와 조선대는 일부 교수들이 '총장 사퇴'를 촉구하는 등 학내 분쟁이 격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앞서 조선대 강동완 총장도 교육부의 가결과 발표 후 사과문을 발표하고 "자율개선대학 탈락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조선대 김하림 부총장과 김흥중 기획조정실장 등 보직교수 11명도 사퇴서를 제출했다.

조선대는 대학자치운영협의회에서 운영위원회를 열고 강 총장의 사퇴서를 받되 학사운영과 신입생 모집 등 중요 현안을 감안해 임기를 내년 2월말 종료하기로 의결했다.

교육부의 '대학기본역량진단' 결과 광주·전남지역 대학 가운데 조선대, 순천대, 남부대, 송원대, 세한대(이상 4년제 일반대)와 목포과학대, 조선간호대, 동아보건대, 한영대(이상 전문대) 등 9곳이 역량강화대학으로 선정됐다. 이들 대학은 재정지원사업 참여 등을 위해서는 정원 10%를 감축해야 한다.

고구려대는 재정지원제한 유형Ⅰ, 한려대와 광양보건대는 최하위 등급인 재정지원제한 유형Ⅱ 대학으로 각각 선정되는 등 12개 대학이 이른바 '부실대학'으로 분류됐다. 

재정지원제한대학 Ⅰ유형은 정원감축 권고(일반대 15%·전문대 10%)를 받고 국가장학금 지원도 제한된다. 학자금대출도 50%만 받을 수 있다.

재정지원제한대학 Ⅱ유형 역시 정원감축 권고(일반대 35%·전문대 30%)를 받고 재정지원이 전면 제한된다. 신·편입생은 국가장학금과 학자금 대출을 전혀 받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