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출산=개인선택’ 정책 접근방식 바뀐다

2018-09-02 12:17
저출산고령사회위, 청년토크 통한 의견수렴…‘비혼’ 관련 삶의질·성취감·다양성 나와

[사진=아이클릭아트]


정부가 ‘결혼과 출산은 개인적 선택’이라는 청년층 입장을 정책에 반영할지 주목된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지난달 세 차례에 걸쳐 진행한 ‘청년토크, 해도 좋고 안 해도 좋고’를 통해 연애·결혼·출산에 대한 청년들의 생각과 입장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지난달 16일 진행된 첫 청년토크 각 참가자는 개인 삶이 안전하게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연애에 부담을 느끼고, 진로와 취업 고민으로 연애 여유가 없음을 토로했다.

결혼을 주제로 진행된 2차 청년토크에서는 ‘못하는 것’보다는 ‘안하는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결혼 후 경력이 단절되고 개인 성취감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모습을 보면서 비혼·비출산을 결심했다는 것이다. 이제는 ‘비혼’이 사회·경제적 문제를 떠나 문화적 현상이 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3차 청년토크는 출산을 주제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선 ‘최근의 저출산 위기 경고를 보면, 국가 유지를 위해 출산을 강요하는 것 같다’, ‘나도 탈출하고 싶은 한국에 우리 아이를 키우기 싫다’, ‘저출산 위기가 강조될수록 아이 키우기 힘든 현실을 느끼게 돼 출산을 더 꺼리게 된다’ 등 여러 의견이 쏟아졌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이번 청년토크 참여자 모두 연애·결혼·출산에 대한 개인 선택에 국가가 나서서 도와주겠다는 방식의 접근·태도에 대해 높은 부담감을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연애·결혼·출산이 자발적 선택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직업과 위치에 있든지 주거와 경제력, 일자리 등 안정적으로 삶을 꾸려갈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고 봤다.

이에 결혼과 출산은 개인적 선택임을 인정하는 패러다임 전환을 구체적인 정책으로 구현하기 위해 노력키로 했다.

또 사회·문화·경제적 환경 때문에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안정적인 삶을 위한 정책적 토대를 탄탄히 구축하는 등 정책적 접근 방식을 새롭게 모색할 계획이다.

위원회는 하반기 내에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재구조화 방안 발표를 계획하고 있다. 제3차(2016~2020) 기본계획은 2015년에 발표됐으며, 재구조화는 새 정부 국정기조와 정책환경 변화에 따라 보완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김상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청년과 얘기를 나누며 연애·결혼·출산은 이미 확고한 개인의 선택이고, 다양한 삶의 방식이 존중받길 원한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위원회는 패러다임 전환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변화를 불러올 수 있도록, 제3차 기본계획재구조화에 청년 문화와 생각을 담아내겠다”며 “청년 각자 선택이 사회·경제적 환경에 따른 제약없이 이뤄질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