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신동빈 롯데회장 “단기적 이익보다 정도경영 중요, 순수한 기부가 뇌물로 인식돼 억울"
2018-08-17 19:17
신 회장 "정치 권력자에게 청탁하면 관계 유지 못해"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재판장에서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했다. 기업의 사회공헌 차원에서 추진한 재단의 기부가 뇌물로 오인 받고 있다는 것.
17일 서울고법 형사8부 심리로 열린 12차 공판에서 신 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기여가 경영 철학임을 강조하며 결백함을 주장했다.
이날 오후 2시 10분부터 시작된 재판은 신 회장의 변호인이 그간 나온 정황을 정리하며 변론을 했다.
그는 기업이 사회적 요구에 따라 올림픽 지원, 청년펀드 조성, 불우이웃 성금 다양한 기여를 하지만 이것을 두고 뇌물이라고 보진 않는다고 주장했다.
변호사 측의 변론이 끝나자 검찰 측은 원심에서 이미 충분히 나온 사실들이라며 별다른 주장을 하지 않았다. 다만 항소심에서 신 회장이 대통령 독대 당시 K스포츠재단에 대한 사업자금 요구를 시인한 것은 추가된 부분이라고 거론했다.
신 회장은 “대통령 말에 따라 협조한 것인데 면세점 청탁 대가로 뇌물을 제공했다고 기소되고 구속되고 보니 아무리 생각해도 저로서는 납득이 안되고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답답한 심정이다”며 “어느 그룹이든 사업을 하며 현안은 다 있게 마련이고 롯데도 52년 사업해왔지만 현안이 없던 해는 한해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면세점은 롯데그룹의 수많은 현안 중 하나일 뿐이며 대통령에게 청탁까지 해야하는 시급한 사안이 아니다”며 “원심에서 문제가 된 호텔롯데 상장은 저 개인의 지배력 향상을 위한 것처럼 판결문에 있지만 월드타워점이 없다고 해서 상장을 포기해야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고 반박했다.
또 신 회장은 청탁이나 비리에 관해 자신이 엄격한 도덕적 기준과 신념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설명했다. 신 회장은 자신이 증권 애널리스트로 사회생활을 하면서 단기적 이익보다 정도경영을 통한 기업의 성장이 얼마나 중요한지 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 아베총리를 비롯해 여러 나라 대통령, 총리, 서기장과 독대를 한 경험이 있지만 우리 기업의 한정된 애로사항을 털어놓은 적은 한번도 없다”며 “그런 개인적인 얘기를 하면 그분들을 또 만날 수 없고, 좋은 관계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변론의 말미에 신 회장은 경영공백이 6개월을 넘어 롯데의 신규채용과 투자계획의 확정도 미정인 상태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가의 올림픽 육성을 위해 재단에 지원을 한 것인데 이렇게 비난을 받게돼 재판부가 억울함을 풀어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