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승용 농진청장 "기술 탈취 드러나면 담당자 모조리 파면"

2018-08-16 16:00
유라이크코리아 "스타트업 기술 농진청이 도용"…"특허 침해이자 기술 탈취"
농진청 "특허 침해 아니다"…"2011년부터 바이오캡슐 연구 시작"

라승용 농촌진흥청장은 최근 스타트업과 불거진 기술탈취 논란에 대해 "특허 침해 등을 이유로 (특허청에서)특허 등록이 거절되면 담당자 해임을 비롯해 모든 책임을 우리가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농촌진흥청]


"스타트업 기술탈취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담당자 모두를 파면하겠습니다."

라승용 농촌진흥청장은 16일 "스타트업인 유라이크코리아가 바이오캡슐 기술을 농진청이 모방했다며 법적대응에 나서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라이크코리아는 소의 생체정보를 실시간 수집·분석할 수 있는 바이오캡슐 기술을 농진청이 모방해 독자적인 기술인 것처럼 발표하고, 특허 출원까지 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라 청장은 특허청의 심사결과에 따라 적극 대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라 청장은 "바이오캡슐을 개발한 담당자들을 불러 모아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며 "우리 연구원들이 바이오캡슐 관련 기술의 진보성과 신규성을 근거로 특허를 출원했다는 데, 혹여나 특허 침해 등을 이유로 특허 등록이 거절되면 담당자 해임을 비롯해 모든 책임을 우리가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반대로 특허청에서 특허 등록이 완료되면 관련 기술을 유라이크코리아를 포함한 관련 산업 분야의 발전을 위해 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상생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라이크코리아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농촌진흥청 기술탈취'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근 농진청이 개발했다고 밝힌 '반추위 삽입형 건강정보 수집장치(바이오캡슐)'가 자사가 개발·서비스하는 축우 관리 시스템 '라이브케어'와 동일하거나 유사하다는 이유에서다.

김희진 유라이크코라이 대표(가운데)는 16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진청이 최근 발표한 바이오캡슐은 유라이크코리아가 6년 동안 100억원을 들여 국내 최초로 개발한 라이브케어와 유사하다. 법적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유라이크코리아]


김희진 유라이크코리아 대표는 "라이브케어는 바이오캡슐을 활용해 소들의 생체정보를 실시간 수집·분석함으로써 질병, 발정, 분만을 정확하게 모니터링하는 독보적인 기술"이라며 "지난 2014년 7월 21일 특허를 등록했고 지난해 경구투여 동물용 의료기기 인증도 획득했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약 800만건 축우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공지능(AI)과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축우 생체정보를 분석한다. 관련 정보는 농장주가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지난 2016년과 2017년 두 차례에 걸쳐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에서 라이브케어의 기술에 문의하거나 자료를 요청했다"며 "정황상 농진청이 라이브케어를 모방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중소기업기술보호상담센터에서 특허권을 침해한다는 법률의견서를 받았다"며 "특허 침해 항목이 6개에 달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농진청이 '라이브케어' 제품을 알면서도 관련 기술을 현장에 공급하겠다는 것은 명백히 스타트업 죽이기"라며 "농진청이 사업을 철회하지 않으면 강력한 법적 대응도 불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라이크코리아는 이날 농진청에 ▲특허침해 인정과 사업 철회 ▲산업체 기술 이전 중단 ▲스타트업 기술 적극 보호·지원을 요구했다.  

박범영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생명환경부장은 "세계적 흐름에 따라 이미 2011년에 바이오캡슐 관련 연구를 시작했다"며 "농진청의 바이오캡슐은 유라이크코리아 특허를 포함한 다른 특허를 검토한 뒤 진보성·신규성을 확보했다는 판단에 따라 특허 출원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특허 등록이 완료되면 축산 농가의 비용 부담을 덜 수 있다"며 "특허청 특허심판원에 권리범위 확인심판청구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