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中 배터리 금한령'…업계 "관망 지속"

2018-08-09 18:56
- 2018년 8차 친환경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 한국산 배터리 없어

LG화학 중국 남경 공장 전경.[사진=LG화학]


국내 배터리 업체가 중국 보조금 명단에서 또 빠졌다. 지난 2016년 12월 이후 20개월째 이른바 '배터리 금한령'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업체들은 보조금 지급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고 2021년을 바라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공업화신식부(공신부)가 최근 발표한 2018년 8차 친환경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한국산 배터리는 포함되지 않았다. 순수전기차 106개사 353모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9개사 13모델, 수소연료전지차 9개사 19모델 등 총 385개 제품이 새로 선정됐다. 한국 배터리가 탑재된 차는 찾아볼 수 없었다.

LG화학, SK이노베이션, 삼성SDI는 완성차 업체가 보조금 지급을 신청했는지 여부도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업체는 계약에 따라 납품하는 업체"라며 "완성차 업체가 신청하기 때문에 자세한 사항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에는 보조금 지급 신청을 하지 않았다"면서 "다음달 보조금이 지급될지, 2020년까지 규제가 지속될지 사실상 관망상태다"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지난해 연말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 방문 등을 계기로 한중 관계가 물꼬를 터서 배터리 보조급 재개를 기대했다. 또 지난 6월 '한중 고위급 기업인 대화' 등을 계기로 금한령 해제가 급물살을 탈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달라진 게 없는 상황이다.

LG화학과 삼성SDI는 ESS(에너지저장장치) 수출 등으로 배터리 공장을 활용하고 있다. LG화학은 2020년 이후를 생각해 2조원 규모의 추가 투자도 결정했다.

LG화학은 중국 난징시에 연간 전기차 50만대 분량의 배터리 공장을 건립한다. 난징 배터리 2공장은 올 10월 착공해 내년 10월 상업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2023년까지 연간 32GWh의 생산능력을 갖춘다는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도 올 하반기 중에 중국 공장 건립에 나설 것이라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5월 중국 현지 법인인 'SK 배터리 차이나 홀딩스'를 '블루 드래곤 에너지'로 이름을 바꾸고, 약 864억원(약 5억800만 위안)을 출자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중 관계가 회복했다고 하지만, 배터리 보조금 지급 시기는 예측 불가한 상황이다"라며 "장거리 전기차 시대에 한국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은 충분하다. 2020년 이후부터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