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위안부 대신 성노예 명칭 쓰자? 심용환소장의 '사이다 반격'
2018-07-30 14:33
지난 25일 춘천 표창원 '대한민국100주년'캠프…심소장의 역사강의 제1탄
문득 귀에 쏙 들어오는 말이 있다. 가만히 듣다보니 격하게 공감되는 말도 있다. 심용환 역사N연구소 소장이, 25일 강원도 춘천의 한림대에서 개최된 '표창원 대한민국100주년 캠프'에서 전국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한 내용 중의 일부가 그랬다. 가령 이런 얘기들.
"용어 갖고 싸우지 마세요. 한국 사회가 점점점점 책을 안 읽어요. 사고의 수준 자체가 단문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얘기예요. 카드뉴스 몇장 보면 어떤 이슈에 대해서 다 알고 있다는 착각 속에 빠지는 거죠. 그러다 보니 역사의 이면을 깊이 이해하려 하지 않고 아주 얄팍한 단어들 갖고 굉장히 많이 싸워요."
이 얘기를 왜 했느냐 하면, 정신대-위안부-성노예(Sex Slave) 등 한 대상을 가리키는 여러 가지 용어들과 관련한 감정싸움은 무익한 것이라는 말을 하기 위해서였다. 최근 위안부란 표현이 정확하지 않다는 취지에서 '성노예'라는 말을 쓰자는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의 주장이 힘을 얻어 개칭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던진 말이다. 한 방송에 출연해 그가 위안부라는 말을 쓰자 왜 성노예란 말을 쓰지 않느냐고 SNS에서 항의가 이어졌다는 얘기도 곁들였다.
이런 말도 인상깊었다.
"우리 사회가 역사문제를 바라보는 데 있어서 굉장히 감정적인데, 감정적이라는 것은 에너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좋긴 하지만, 엉뚱한 문제에 대해서 감정부림을 하는 건 좀 잘못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과연 그렇다. '일제 점령기'가 '일제 강점기'가 되고, '근로자'란 말이 독재사회에서 쓰던 말이라 하여 '노동자'로 바꿔쓰려는 것도 그렇고, '친일파'를 '민족반역자'로 고쳐 부르려 하는 것도 비슷한 경향이다. 같은 맥락에서 위안부란 말이 지니고 있는 '때묻은 역사적 어감'을 쉽게 버리고, 그 실상의 폭로를 겨냥한 '성노예'로 쓸 때,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심 소장은 세세하게 보여주고 있다.
내년(2019년)이면 100주년을 맞는 대한민국. 이제 우리도 역사에 대한 이성적 태도를 좀 높여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인상적인 강연이었다. 영상을 통해 직접 느껴보면 더 좋을지도 모른다.
이상국 아주닷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