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납량취재-어둠속 살인사건 현장에 들린 젊은 목소리
2018-07-24 16:20
표창원 프로파일링캠프에 전국대학생들...피가 낭자한 방에서 사건의 진실을 찾다
침대에서 참혹한 죽음을 당한 의사의 부인. 지난밤 이곳에서 파티를 벌인 의사부부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이 집으로 이사온 부부는 옆집에 사는 변호사 부부를 초청해 거나하게 파티를 벌였다. 모두들 술이 취한 상태에서 잠깐 바람을 쐬고 들어온 의사 남편은 날카로운 비명 소리를 들었다. 그가 그 소리가 들리는 쪽을 향해 달려갔을 때 갑자기 괴한이 공격을 해왔다. 의사는 상처를 입었지만 창밖으로 달아나는 괴한을 추격했다, 집앞의 숲에서 괴한과 격투를 벌였으나 결국 놓치고 말았다. 의사가 집으로 돌아와 침실에 들어간 순간 얼어붙고 말았다. 침대 위에는 아내가 참혹하게 죽어 있었다.
"자 여러분, 잘 보셨죠? 혹시 질문할 게 있으시면 뭐든지 물어보세요." 사건 개요를 담은 영상을 관람한 뒤 교육진행 조교는 말했다. 궁금증들이 쏟아지고 친절한 답변이 이어졌다. 자 이제부턴 사건 현장으로 이동하시겠습니다. 학생들은 현장 감식에 필요한, 모자와 장갑, 그리고 위생덧신을 착용했다.
2018년 2월 24일 오후 2시 강원도 춘천의 한림대 국제교육관 5층에서 볼 수 있었던 풍경이다. 방학을 맞은 대학가에 열성 예비 프로파일러 대학생 38명이 전국에서 모여들었다. 전직 유명경찰관이자 프로파일러였던 표창원 의원(민주당)이 개최한 대학생 캠프는 체온(36.5도)을 넘어선 폭염도 남의 일인듯 진지하고 긴장감이 넘쳤다. 학생들을 따라가 함께 본, 범행 현장은 섬뜩했다. 피투성이를 한 여인과 뒤집어져 있는 의자와 흩어진 물건들. 방바닥에 찍한 발자국들. 예비 프로파일러들은, 줄자와 곡자, 각종 도구를 들고 현장의 증거물들을 채취하고 그 의미를 분석하기에 바빴다.
이들은 현장 감식을 끝내고 돌아와 팀들끼리 둘러앉아 격론을 벌이고 있다. 의학적 지식이 풍부한 의사가 살인범이냐 법학적 지식이 다양한 변호사 쪽이 혐의가 있느냐, 아니면 단순한 강도사건으로 봐야 하느냐. 돈 때문에 사람을 죽인 것 같지는 않다는 의견까지.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졌다. 우리가 범죄현장을 단순한 영화나 소설의 장면으로 이해하거나 혹은 뉴스 속의 사건으로만 이해하던 시각을, 이날의 토론들은 사건을 냉정하고 과학적으로 읽는 수사관의 관점으로 바뀌게 하는 신선한 경험일 것이다. 법과 정보학과 의학과 과학이 서로 맞물리며 현실 속에서 진실을 찾는 힘을 키우는 계기이기도 하리라. 학생들은 팀이 도출한 '범인'과 '사건의 진실'을 각자 발표하고, 그 이유를 브리핑하며 우수 수사팀에겐 포상이 주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