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라도 한 줄로 서서…" 노회찬 빈소, 나흘째 2만8000명 조문
2018-07-26 19:07
국회장으로 격상…의원 299명 장례위원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차려진 노 원내대표의 빈소에는 이날 오후 6시 기준 2만8000여명의 추모객이 다녀갔다. 시민 장례위원도 3천380명이나 모였다.
고인과의 추억을 애틋하게 기억하는 선후배 정치권 인사들은 진보·보수를 가리지 않고 빈소를 찾았다. 장관이든 국회의원이든 공평하게 일반 시민과 나란히 줄을 서 오래 기다렸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방명록에 "저희는 魯(노) 의원께 빚을 졌습니다. 魯 의원께서 꿈꾸신 정치를 못 했습니다. 예의로 표현하신 배려에 응답하지 못했습니다. 익살로 감추신 고독을 알아드리지 못했습니다. 안식하소서"라고 적었다.
이 총리는 조문 뒤 "올봄에 총리공관에서 막걸리를 마셨는데, 붙잡고 몇 잔 더 마실 걸 후회가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페이스북에 "노회찬 의원께 고별인사를 드렸다"며 방명록에 적은 내용을 전한 뒤 "몇 달 전 노 의원을 붙잡고 막걸리 몇 잔 더 마셨어야 했는데, 그것도 못 했다"고 거듭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정청래 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고인에 대한 명복을 빌었다.
정 전 의원은 "누가 썼다. 노 의원 빈소에서는 새치기도 없고 권력자, 명망가에 대한 특별한 혜택이 없다고. 노 의원 조문은 도착한 순서대로 서고 한발 한 발 앞으로 이동한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라도 예외 없이 똑같이 한 줄에 서서 조문을 한다. 다만 진보도 보수도 다양한 사람들이 온다. 저도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줄을 서서 조문하는 모습을 보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적어도 노 의원의 장례식장에는 잠깐이지만 차별 없는 세상을 볼 수 있다. 이런 광경이 노회찬이 꿈꾸었던 평등한 세상이 아니었을까. 많은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홀연히 떠난 노 의원님, 차별 없는 평등한 그곳에서 편히 쉬소서"라고 했다.
이 밖에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과 방송인 김어준씨, 서지현 검사 등 각계각층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청 전면에 '노회찬 국회의원 서거를 삼가 애도합니다'라는 글귀가 쓰인 검은색의 거대한 추모 현수막이 내걸렸다. 오후에 열린 본회의에선 참석한 의원들이 노 원내대표를 추모하는 묵념을 진행했다.
애초 정의당장(葬)으로 치러질 예정이었던 장례 절차는 이날부터 국회장으로 위상이 격상됐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공동장례위원장을, 국회의원 299명 전원이 장례위원을 각각 맡게 됐다.
정의당은 이날 오후 7시 연세대 대강당에서 추도식을 엄수한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유시민 전 대표, 영화배우 박중훈 씨, 부산중·경기고 동창, 인천지역민주노동자연맹 동지, 경남 창원 주민이 차례로 추도사를 낭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