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폭염에 건강주의보…만성질환자·노인은 악화 위험

2018-07-24 08:16
체온상승·탈수로 혈압·혈당·자율신경계 이상 우려…물·이온음료로 수분·염분 공급해줘야

1년 중 더위가 가장 심하다는 절기 '대서'인 23일 오후 서울 여의대로 일대에서 시민들이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달궈진 도로를 건너고 있다. 기상청은 이번주에도 폭염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연일 폭염특보가 내려지는 등 기록적인 폭염 현상이 계속되면서 건강관리에도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미 국내와 해외에서는 일사병·열사병 등 온열질환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폭염으로 인한 탈수 증상은 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자나 노인에게 위험할 수 있다.

24일 대한의사협회와 전문의 등에 따르면, 지속되는 폭염 현상은 누구에게나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한의사협회가 배포 중인 ‘폭염으로 인한 건강위험 진단·대응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고온·고열에 의해 열성부종·열실신·열경련·열탈진·열사병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두통·구토·현기증·체온상승 등으로 인해 불쾌감·권태감·집중력 저하 등이 나타난다. 그러나 65세 이상 노인,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자, 심뇌혈관질환자 등은 더욱 위험할 수 있다.

땀으로 인해 혈액에서 수분이 빠져나가면 혈액이 농축되고, 혈관은 막히기 쉬워진다. 이는 뇌경색, 심근경색, 동맥경화 등 심혈관계통 질환을 유발하거나 재발시킬 위험이 있다.

또 날씨가 더워지면 땀을 배출해 체온을 조절할 수 있도록 혈관이 확장되는데,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심박수·심근수축 등에 변화가 생겨 만성질환자 등에겐 무리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상태 변화로 혈압이 상승하게 되면 심혈관질환 위험성은 높아진다. 미국심장학회에서는 기온이 32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뇌졸중 환자는 66%, 심근경색 환자는 20% 늘어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키도 했다. 국내서도 폭염 기간이 5일 이상 지속될 경우 심혈관계질환 사망률이 11% 이상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바 있다.

박정우 을지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우리 몸은 날씨가 더우면 혈관을 확장시켜 땀을 배출해 체온을 조절한다”며 “심장은 넓어진 혈관에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심박수가 빨라지고 심근 수축이 증가하는 등 평소보다 무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혈압뿐만 아니라 계속된 땀 배출로 탈수가 유발되면 혈액 내 당 수치가 상승하고, 이로 인해 자율신경계에도 이상이 발생한다. 자율신경계에 무리가 오면 기립성 저혈압이나 열사병 등이 우려될 수 있다.

특히 노인은 일반 성인보다 만성질환을 앓는 경우가 많고, 체내 수분도 적은 편이어서 더욱 위험하다. 만일 흉통, 두통, 의식저하, 마비, 감각이상 등의 증상 악화가 발생하면 바로 병원을 찾아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23일 질병관리본부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발표에 따르면, 올해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총 1043명에 이르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1%(397명) 증가한 수치다.

온열질환 발생과 만성질환 악화 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야외활동을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이 시기에 운동을 하고 싶다면 수영이나 실내 헬스 등이 권장된다. 단 무리하게 운동하는 것은 금물이다.

또 갈증이 없더라도 수시로 물을 마셔 몸에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줘야 한다. 땀을 많이 흘렸다면 이온음료 등으로 염분·미네랄을 보충해야 한다. 샤워는 미지근한 물로 하는 게 좋고, 물놀이 전에는 준비 운동을 반드시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