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만주키치 결승골' 크로아티아, 잉글랜드에 연장 '투혼의 역전승'…프랑스와 '결승 격돌'

2018-07-12 06:28

[크로아티아 이반 페리시치의 동점 골 세리머니.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제공]


쓰러질 듯 쓰러지지 않은 크로아티아의 투혼이 사상 첫 월드컵 결승 무대로 인도했다. 크로아티아는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에서 ‘젊은피’로 무장한 ‘축구 종가’ 잉글랜드에 극적인 연장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에 진출했다. 사상 첫 우승에 도전할 마지막 상대는 역시 세대교체에 성공한 프랑스다.

크로아티아는 12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러시아 월드컵 준결승에서 전반 4분 만에 선제골을 내줬으나 후반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뒤 연장 후반 4분 마리오 만주키치의 극적인 역전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잉글랜드를 꺾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4강 이후 20년 만에 준결승 무대를 밟은 크로아티아는 역대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하는 감격을 누렸다. 20년 전 프랑스 대회 당시에는 결승 진출에 실패한 뒤 3위의 성적을 냈다.

반면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28년 만에 4강 무대에 오른 잉글랜드는 1966년 자국 대회 우승 이후 52년 만에 우승 도전에 나섰으나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크로아티아는 16일 오전 0시 이날 경기가 열린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프랑스와 우승을 놓고 격돌한다. 잉글랜드는 14일 오후 11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4강에서 프랑스에 패한 벨기에와 3-4위 결정전을 치른다.

크로아티아는 전반 내내 발이 무거웠다. 덴마크와 16강, 러시아와 8강에 이어 3경기 연속 연장 혈투를 벌인 탓에 체력에서 열세였다. 하지만 크로아티아는 후반 들어 투혼을 발휘하며 대역전 드라마를 썼다.

크로아티아는 경기 시작과 함께 선제골을 허용하며 힘겨운 경기를 펼쳤다. 잉글랜드는 경기 시작 4분 만에 델리 알리가 루카 모드리치의 파울로 아크 정면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세트피스는 역시 강했다. 키커로 나선 키런 트리피어가 환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크로아티아의 수비벽을 넘어 오른쪽 골문 구석을 흔들었다. 잉글랜드가 이번 대회에서 넣은 12골 중 9번째 세트피스 상황에서 나온 득점이었다.

전반 내내 밀렸던 크로아티아는 0-1로 뒤진 후반 힘을 냈다. 잉글랜드가 공격의 고삐를 늦춘 틈을 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크로아티아는 후반 23분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시메 브라살코가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이반 페리시치가 상대 수비진보다 한 박자 빠르게 왼발을 쭉 뻗어 잉글랜드의 골문을 갈랐다.

크로아티아는 동점골 이후 기세를 올리며 완전히 주도권을 잡았다. 반면 잉글랜드는 예상치 못한 전개에 주춤하며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결국 1-1 동점으로 돌입한 연장전에서 크로아티아가 먼저 위기를 넘겼다. 크로아티아는 연장 전반 8분 잉글랜드의 코너킥 상황에서 존 스톤스의 결정적인 헤딩슛을 골문을 지키던 브라살코가 헤딩으로 막아내 실점 위기를 겨우 넘겼다.

이어 크로아티아는 후반 4분 페리시치의 헤딩 백패스가 페널티지역 왼쪽 안쪽으로 떨어지자 기회를 놓치지 않은 만주키치가 감각적인 왼발 슈팅으로 역전 결승골을 터뜨렸다. 결승행을 이끈 만주키치의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크로아티아는 남은 시간 잉글랜드의 공격을 막아내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잉글랜드는 이번 대회 6골을 기록 중인 해리 케인이 공격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 못하며 무릎을 꿇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