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조현준 '선견지명'...印·베트남 '전략기지화' 적중

2018-07-12 07:44
- 내년 印 스판덱스공장 완공...베트남선 핵심제품 생산기지 구축
-현지 섬유시장 잠재력 커...'신남방정책' 맞물려 사업 속도낼 듯

[사진=효성]


조현준 효성 회장의 선견지명에 따른 선제적 투자 전략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 2월 베트남과 인도를 잇따라 방문해 현지 공장 건설 등 투자보따리를 풀었다. 조 회장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나 내년까지 마하라슈트라주에 스판덱스 공장을 건립하기로 전격 합의했고, 응우웬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는 현지 사업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조 회장이 '100년 효성'의 글로벌 전략기지로 인도와 베트남을 택한 것이다. 이런 조 회장의 경영 판단은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과 맞물리면서 더욱 빛을 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월과 이달 베트남과 인도를 차례로 국빈 방문하는 등 신남방정책을 경제외교의 핵심 정책으로 적극 추진하고 있다.

◆1억달러 투자...내년 인도 스판덱스 공장 완공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효성은 인도 섬유시장의 성장성을 보고 현지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효성은 인도 마하라슈트라주(州)의 산업도시인 아우랑가바드 시 인근 아우릭 공단에 내년까지 1억달러 규모의 스판덱스 공장 건립을 계획 중이다. 향후 시장 수요와 성장 전망에 따라 지속적으로 투자할 전망이다.

지난 2월 조 회장과 만난 모디 총리도 "효성의 투자로 인도의 미래 경쟁력과 산업 기반이 확고히 다져질 것"이라며 "지속적 투자가 이어질 수 있도록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화답했다.

인도 스판덱스 시장은 2012년부터 작년까지 연평균 16% 이상 성장한데 이어 향후 2020년까지 연평균 12%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효성은 급성장하는 인도 시장에 선제적 투자를 통해 현지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구상이다.

효성은 2007년 인도시장에 진출한 후 2012년부터 뉴델리 무역법인을 운영해 왔다. 2016년에는 푸네 지역에 초고압 차단기 생산 공장을 설립해 가동하는 등 사업을 확대하며 연 3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고 있다.
 

효성, 베트남·인도 투자 현황.[그래픽=김효곤 기자]


◆베트남, 화학·중공업 글로벌 복합 생산기지로

효성은 베트남법인을 섬유·산업자재·중공업·화학 등 효성의 핵심 제품을 모두 생산하는 복합 생산기지로 만들어 명실상부한 글로벌 전초기지로 키운다는 복안이다.

조 회장은 지난 2월 8일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만나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조 회장은 베트남 측에 효성이 갖고 있는 송전과 건설 부문, 화학, 스판덱스 등 모든 기술력을 총동원해 베트남과 경제협력을 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효성은 지난해부터 베트남 남부 바리아붕따우 성에 총 13억 달러를 투자해 폴리프로필렌(PP) 공장과 이를 위한 탈수소화(DH) 공정 시설, LPG 가스 저장탱크 건립을 위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효성은 글로벌 톱 기술력을 보유한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에 대한 투자도 단행한다. 이를 위해 1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베트남 중부 꽝남성에 100만m2의 부지를 확보하고 생산기지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인도와 베트남은 세계 최대의 섬유 시장 중 하나로 잠재력이 커서 선제적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정부 간 협력이 있는 만큼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효성의 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