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사업, 30조 쏟아붓고도 경제적 효과는 고작 6조원

2018-07-04 16:42
홍수 예방 효과 0원… 사업 효과 전혀 없었다
낙동강·영산강 수질 크게 악화…16개 보 구간 역시 녹조 현상 심해져

대구 달성군 강정고령보에서 낙동강이 흐르는 모습. [연합뉴스]


이명박정부가 추진한 4대강 사업에 31조원이 투입됐지만, 경제적 효과는 고작 6조원에 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4일 발표한 '4대강 살리기 사업 추진실태 점검 및 성과분석' 자료를 보면,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이 분석한 결과 4대강 사업에 투입된 비용은 △사업비 24조6966억원 △유지관리비 4조286억원 △재투자 2조2374억원 등 총 31조원가량이다.

반면 이에 따른 편익은 △홍수피해 예방 0원 △수질개선 효과 2363억원 △이수 효과 1조486억원 △친수 효과 3조5247억원 △수력발전·골재판매 효과 1조8155억원 등 총 6조6000억원에 불과했다. 비용 대비 편익 비율이 0.21에 그친 것이다.

이명박정부 시절 청와대의 국정기획수석으로 한반도 대운하에 찬성하며, 4대강사업을 추진했던 곽승준 고려대 교수는 당시 경부운하의 비용 대비 편익(B/C) 비율을 2.3이라고 발표했다.

쉽게 말해 100원을 투자하면 2배가 넘는 230원의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경제성이 매우 높은 사업이라는 주장이었다.

또 운하를 추진하던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은 4대강에서 모래 8억t을 준설, 1t에 1만원씩 받고 팔면 8조원의 편익이 발생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감사원은 또 대한환경공학회가 16개 보와 66개 중권역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질평가 결과, 낙동강·영산강에서 COD(화학적 산소 요구량)가 전반적으로 악화됐다고 밝혔다.

보 건설 이후 심화된 녹조현상의 주 원인인 남조류의 발생 지역도 4대강 16개 보 구간과 대체로 일치했다.

2010~2016년 16개 보 구간에서 녹조현상의 주요 원인인 남조류 발생 빈도를 분석한 결과, 보 건설 이후 조류경보 ‘관심 단계’ 이상의 남조류가 매년 발생한 보가 11개 등으로 남조류 발생 보의 수가 대체로 증가했다.

감사원은 다만 4대강 사업에 따른 수질변화 원인 분석에 필요한 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수질변화가 4대강 사업과 연관이 있는지 등 구체적인 원인을 분석하지는 못했다.

연세대 산학협력단이 수행한 치수·이수 효과 분석에서는 4대강 사업 이후 치수안전 미확보 구간이 줄었지만, 53.7km 구간은 여전히 치수안전도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또 사업 추진의 명분 중 하나였던 물 부족 대책 측면에서도, 2020년 기준 물 부족량 해소에 기여하는 정도가 4.0%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