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니콘] 화물트럭 물류업계의 '우버', 만방그룹

2018-06-21 07:00
트럭 기사 시위 속 '독재논란', 트럭물류 대기업 부상한 만방
트럭물류 O2O 양대업체 합병으로 탄생, 홍콩 증시 상장설도

 

 

[사진=바이두]


이달 초 중국 안후이(安徽), 장쑤(江蘇), 구이저우(貴州) 등 10여곳 고속도로에 수 천여명의 트럭기사들이 모였다. 경적을 울리고 슬로건을 외치며 그들의 삶이 위협받고 있음을 중국 사회에 알렸다. 날로 높아지는 디젤유 가격, 마구잡이식 단속과 벌금, 그리고 물류 혁신을 이끌고 있는 한 기업이 거론됐다.

공유경제를 화물운송에 접목시켜 '화물트럭 업계의 우버'로 불리는 '만방(滿幇)그룹'이 그 주인공이다. 커진 몸집과 함께 시장 영향력을 키운 만방이 트럭 기사에 무리하게 낮은 가격을 요구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독점논란'이 불거질 정도로 트럭 물류업계의 거물로 부상한 만방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커졌다. 

만방은 중국 양대 트럭 물류 플랫폼으로 경쟁해온 장쑤성 윈만만(運滿滿)과 구이양(貴陽) 훠처방(貨車幇)이 지난해 11월 합병해 탄생했다. 중국 최대의 트럭 물류 플랫폼으로 최근에는 트럭기사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디젤유, 신차구매, 금융, 보험 등으로 빠르게 영역을 확장 중이다.
 
중국 화물트럭 700만대 중 520만대가 만방의 회원이다. 물류 기업 150만곳 중 125만곳이 회원사다. 중국 고속도로 하루 평균 화물 수송량인 182억8000만t·km(화물 수송량 단위, 수송한 화물의 중량과 그 수송거리의 곱) 중 135억9000만t·km를 만방이 책임진다.

합병 이후인 지난 4월, 19억 달러를 조달하면서 기업가치는 65억 달러로 뛰었다. 시장이 크고 잠재력도 막대해 텐센트, 소프트뱅크 등 굵직한 기업이 만방을 주목하며 투자에 나선 것도 시선을 끌었다.  

최근에는 홍콩 증권거래소 상장설도 흘러나왔다.

중국증권보(中國證券報)의 지난달 29일 보도에 따르면 홍콩 재정사(司) 사장의 발언으로 소문은 시작됐다. 공개석상에서 구이저우(貴州) 유니콘이 홍콩 증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한 것이다. 중국 과학기술부가 3월 발표한 '2017 중국 유니콘 발전보고서'에 따르면 구이저우에 뿌리를 두고 있는 유니콘은 만방그룹이 유일하다.

윈만만의 공동 창업자 중 한명인 먀오톈(苗天)은 지난달 30일 "만방그룹이 홍콩 증시 상장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관계자와 의견을 교환한 것은 사실이나 아직 구체적이고 명확한 기업공개(IPO)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왕강(王剛) 만방그룹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개최된 '구이양 빅데이터 박람회'에서 만방그룹의 야심찬 목표를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왕 회장은 "우리는 세계 최대의 물류 플랫폼으로 부상하고자 한다"면서 "화물운송에서 종합물류, 금융, 친환경에너지, 무인자동차 등으로 영역 확장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방의 현재 기업가치에 대해서는 "2% 정도 가치만 실현한 것"이라며 목표가 훨씬 높음을 알렸다. 왕 회장이 만방을 가치 3000억 달러의 초대형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야심을 갖고 있다는 의미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왕강 만방그룹 회장 겸 CEO.[사진=바이두]


사실 윈만만의 대표 창업자는 장후이(張暉)다. 화웨이, 차이나유니콤, 알리바바를 거친 도전을 즐기는 실력자로 2013년 윈만만을 선보였다. 훠처방의 창업자는 다이원젠(戴文建)으로 1997년 레이스(雷士)조명 7인 동업자 중 한명이다. 2005년 회사를 떠나 설립한 물류업체가 바로 훠처방이다. 

중국 O2O 산업 발전의 물결을 타고 두 기업은 급성장하는 동시에 치열하게 경쟁했다. 거액의 투자를 잇따라 유치하며 몸집도 키웠다. 합병 전 윈만만의 기업가치는 40억 달러, 훠처방은 10억 달러를 웃돌았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두 기업의 회원이 크게 중복됐고 치열한 경쟁은 투자자의 불만을 키웠다. 이에 합병이 추진됐고 그 과정에서 왕강이 급부상했다. 

왕강은 알리바바 B2B 분야에서 10년 이상 활약한 실력파로 중국을 대표하는 엔젤투자자이기도 하다. 윈만만의 가능성을 보고 수백만 위안을 과감하게 투자하면서 대주주로 입지를 확보하고 발언권도 키웠다.

합병 과정에서 두 기업의 대표는 팽팽하게 맞섰고 이에 막후에 있던 왕강이 전면으로 등장했다. 서로에게 양보할 수 없었던 양사 대표가 왕강을 내세워 균형을 유지하자는 데 동의하면서 왕강이 만방그룹의 회장과 CEO직을 차지했다.